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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연우진 "코로나로 삼시세끼 집에서 먹어…엄마에게 너무 죄송해"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3-23 13:3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연우진이 배우로서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했다.

배우 연우진이 영화 '아무도 없는 곳' 개봉을 앞두고 23일 오전 서울 동작구 아트나인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갖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어느 이른 봄, 7년 만에 서울로 돌아온 소설가 창석(연우진)이 낯선 사람들과 만남고 헤어짐을 반복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연우진은 극중 창석 역을 맡았다.

이날 연우진은 영화의 러닝타임 내내 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듣는 창석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더욱 능동적인 표현을 할 수 없는 것이 어렵진 않았냐"고 묻자 "이 영화가 추구하는 목적에 맞게 내가 그렇게 연기하는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연기를 하면서 나름 철학이 있다면 연기라는 것도 하나의 도구라는 것이다. 감독님이 말하고자하는 영화적 화법으로서 적재적소에 알맞게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감독님의 의도에 벗어나지 않게 하려고 했다"며 "다만 이야기를 듣는 리액션의 과정에서 창석이 아닌 연우진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주의를 기울이면서 표현했던 것 같다. 저도 워낙에 듣는게 익숙한 사람이다보니까 연우진의 모습이 나올까봐 주의를 많이 기울였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까 캐릭터를 더욱 순수하게 받아들이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특히 창석의 결핍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는 연우진은 "창석은 결핍이 큰 인물이지만 삭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창석의 마음 속에는 다양한 감정이 존재하겠지만 상실에 대한 고통 창작에 대한 부딪힘이 표면에 드러나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연민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런 창석과 비슷한 점이 있냐는 질문에 "영화에서 드러난 단편적인 면은 굉장히 다르겠지만, 무엇에 대한 한계에 부딪혔을 때 어떤 선을 넘는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사실 저도 오바하는 것 보다는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고 드러내는 것 보다는 애둘러서 표현해버리고 마는 성격이다. 중간 어딘가에 걸쳐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창석이 창작자로서 느끼는 고민처럼, 연우진 역시 배우로서의 연기적 고민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저의 삶의 철학이자 연기 철학이 있다면 식상하지만 '책임감'이다. 연기가 사실 하고 나면 후회다. 반성과 후회의 연속이다. 그런 것들을 줄이기 위해서 그 순간을 책임진다는 느낌으로 보내려고 한다. 창작자로서 제 나름의 고민이 있다면 책임감에 대한 것들이다. 그러다 보면 연기에 대한 생각은 매번 바뀌지만 순간 순간의 고민과 노력이 없어지면 그게 바로 책임감이 없어진다고 생각해서 매번 노력과 고민을 멈추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연우진이 아닌 인간 연우진으로서의 고민을 묻자 그는 "고민이 없진 않지만 순리대로 가는 시간의 힘을 믿는다. 그냥 덤덤히 살아가려고 하는 편이다. 주어진 것들에 대해 받아들이고 가까운 사람 잘 챙기고 삶의 소소한 것들에 눈이 가는 편이다. 특히 가족들에게 잘하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나가기가 힘들어셔 요새 집에서 엄마가 치려주는 삼시세끼를 먹고있는데 너무 너무 죄송하더라. 그래서 요새는 내가 요리를 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편,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은 '조제' '더 테이블' '최악의 하루' '폴라이드 작동법' 넷플릭스 '페르소나-밤을 걷다' 등을 연출한 김종관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연우진, 김상호, 아이유, 이주영, 윤혜리 등이 출연한다. 오는 31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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