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tvN 표 '숏 드라마'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방법'과 '산후조리원'으로 방송가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tvN은 올해 '나빌레라'를 또 선보이며 도전을 이어간다.
최근 방송가는 '숏 드라마'의 맛을 보고 있다. 과거 정형화된 드라마 형태로 16부작, 24부작 등 드라마를 내놓았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12부작 내외의 짧은 드라마들을 선보이며 신종 플랫폼들에 적응해나가는 중. 단순히 TV를 시청해왔던 시청자들은 이제 조금 더 짧고, 조금 더 강렬한 콘텐츠를 찾아 OTT(Over The Top) 플랫폼으로 이동하며 적응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해 tvN은 숏 드라마에서 재미를 제대로 느꼈다. 시작은 연상호 감독이 직접 대본을 썼던 '방법'이었다. 12부작의 짧은 호흡에 매회 서사를 쌓아가는 악귀와의 대결이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여기에 김용완 감독의 연출력으로 재미를 더했고, 엄지원과 조민수 등 드라마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배우들이 스크린에서 브라운관으로 대거 넘어오며 역대급 스케일을 보여줬다. 덕분일까. '방법'은 시즌제와 12부작의 장점을 그대로 흡수했고, 영화 속편 탄생과 동시에 시즌2에 대한 의지까지 보여줬다.
이후 도전 역시 쉬웠다. 더 짧아진 드라마 '산후조리원'이 전에 못본 신선함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은 것. 그동안 전면에 내세우지 못했던 주제인 여성들의 출산 후 이야기를 실감나게 담았고, 그 결과 남편들까지 열심히 보는 드라마로 자리잡았다. 엄지원과 박하선, 장혜진 등의 실감나는 연기도 연일 화제였지만, 무엇보다도 8부작이란 짧은 분량 때문에 "연장을 해달라", "시즌2를 만들어달라"는 등의 요구가 빗발치는 등 성과를 봤다.
22일 방송을 시작한 '나빌레라'(이은미 극본, 한동화 연출)도 tvN 도전의 일환. 나이 일흔에 발레를 시작한 덕출(박인환)과 스물 셋 꿈 앞에서 방황하는 발레리노 채록(송강)의 성장을 그린 청춘 드라마로, 12부작이라는 짧은 회차를 선택했다. 이미 '힐링 웹툰'으로 소문난 원작이 있는 만큼 드라마화 되는 '나빌레라'에 대한 기대도 높았던 바. 첫 방송부터 박인환과 나문희 등 선배 배우들의 마음을 울리는 열연으로 이미 '힐링 드라마' 계열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청춘 배우인 송강까지 가세하며 '힐링'의 첫발을 뗐다.
tvN의 이 같은 도전은 지상파 드라마들에도 변화를 일으키는 중. MBC는 '검은태양' 등 드라마들을 짧은 회차로 준비해둔 상태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회차가 줄어드는 이유는 시청자들의 취향 변화 때문이다. 예전만큼 긴 시간 TV 앞에 앉아 집중하지 못하는 시청자들이 영향을 줬다"며 "또한 10부작 드라마 두 편을 만드는 것이 16부작, 20부작 드라마 한 편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이득인 상황이다. 짧은 드라마 내에도 기승전결이 충분히 들어가 있어 선호도가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