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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재테크는 작품으로' '화려하지 않아도 화끈하게'. 배우 조우진(42)이 가진 연기론, 인생 모토는 22년째 뚝심 있고 한결같이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발신제한'은 1999년 데뷔 이후 22년 만에 첫 상업 영화 주연을 꿰차게 된 조우진의 열연이 빛난 작품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차량 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스릴러인 '발신제한'은 극한에 몰린 주인공의 감정 변화가 승패를 좌우하는 작품. 조우진은 이런 '발신제한'을 부족함 없는 완벽한 메소드 연기로 꽉 채우는데 성공했다. 관객의 멱살을 잡고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조우진은 '발신제한'으로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공고히 하며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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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발신제한' 티저 포스터가 처음 공개됐을 때 그 포스터를 보고 그냥 울었다. 소리 없이 울었다. 생각이나 마음이 구체적이지 않고 그냥 울었다. 그래서 팬카페에 '기적'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며 "작품에서 도망치면 큰일 난다. 일단 버텨야 하는 현장이었다. 그게 나란 사람의 책임감과 사명감이었다. 물론 모든 작품에서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임한다. 작품에서 역할이 짧다고 해서 단 한 번도 '내 작품이 아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메인 타이틀롤을 맡게 됐는데 주인 의식과 책임감, 사명감으로 끝까지 버티려고 했다. 물론 힘든 순간도 많았다. 다만 나만 힘든 게 아니라 모든 스태프가 같이 겪고 있었다. 촬영 때 단체 모자를 만들기도 했다. 영화 '분노의 역류'(91, 론 하워드 감독)에서 '유 고 위 고(You Go, We Go)'라는 명대사가 나오는데 그 대사를 모자에 새겨 쓰고 다녔다. 그런 정신으로 현장에서 나아가려고 했다. 모든 이들과 같이 날아가 보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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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압감이 엄청났던 '발신제한' 조우진은 "이 작품을 임하면서 '이러다 정신병 드는 것은 아니겠지?' 싶었다. 매 테이크 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 할 수 있을지 걱정하며 촬영했다. 김창주 감독이 원하는 그림, 원하는 연기, 또 촬영 감독이 내 얼굴을 잡았을 때 어떤 찰나를 원하는지 연구했다. 모두가 그 부분을 기반으로 전 스태프가 톱니바퀴처럼 잘 움직였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내가 잘하든 못하든 이분들(스태프)에게 누가 되지 말자는 생각밖에 없었다. 화려한 액션과 카메라 워킹, 편집점 등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누가되고 싶지 않았다. 화려하지 않아도 화끈하게 임해보자 싶었다. 그게 또 관객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기술을 부리거나 없던 능력을 짜내서 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도 아니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발신제한'을 하면서 부담감에 악몽을 꾼 순간도 많았다고. 조우진은 "악몽을 좀 자주 꿨다. 굉장히 긴장감과 공포감, 당혹감을 가지고 임했더니 자다가 놀라면서 깬 적이 많았다. 나중에는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지?' 싶었다. '어떻게 감당하려고 이걸 한다고 했을까' 싶다. 작품의 부담감도 컸고 긴장감도 만만치 않았다"며 "첫 주연작에 대한 만족감은 없다. 앞으로 견뎌야 할 것, 개선해야 할 것만 생각하며 봤다. 지금 '발신제한'을 향한 뜨거운 반응이 너무 감사하고 감개무량하다. 정말 기적인 것 같다. 사실 개봉한 순간부터 기적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보다 더 한 반응이 오면 도망가고 싶을 것 같기도 하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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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딸을 가진 아버지이기도 한 조우진은 "나는 딸바보를 넘어 '딸바보 똥멍청이'다. 늘 고마운 마음이다. 딸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충만한 게 아버지이지 않나? 그래서 아버지들은 밖에 나가 일을 한다. '딸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을 해야지' 마음 먹은 순간부터 딸과 같이 있는 순간이 줄어들더라. 속상하고 미안하고 일에 대해서는 고맙기도 하다. 그런 게 교차한다. 그런 마음을 장면에 담아봤다"고 애틋한 부성애를 전했다.
'발신제한'은 조우진, 이재인, 진경 그리고 지창욱 등이 출연했고 '터널' '끝까지 간다' '더 테러 라이브'의 편집감독 출신 김창주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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