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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이 구역의 미친X'는 분노조절이 불가능한 남자와 분노를 유발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드라마. 멀리서 보면 미친 줄 알았던 사람이, 가까이서 보면 평범할 수 있다는 이야기의 출발점이 '이 구역의 미친X'에 대한 공감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태곤 감독이 함께 만들어낸 '이 구역의 미친X'는 요즘 시대를 대변하는 재치있는 패러디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리기도 했다. 이 감독은 "대본을 만들 때나 촬영을 할 때 그 상황에 ㅁ잔느 현상 같은 것을 더했고, 보다 더 적절하게 재미있거나,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지 고민이 있었다. '가짜사나이' 패러디도 고민을 많이 했었고, '레옹' 패러디는 사실 몽타주로 민경과 휘오의 알콩달콩함을 보여주고 싶은데 그 외에 재미있는 게 뭘까 고민했다. 그러면서 '화분 좀 사와 봐, 선글라스 좀 사와 봐'해서 완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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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구역의 미친X'는 주인공들뿐만 아니라 여성의 옷차림을 즐겨입는 남자, 데이트폭력 등 다루기 어려운 부분을 다뤄내며 시선을 모았다. 이 감독은 "드라마 연출이 된 첫 번째 이유는 제 드라마를 통해 작은 부분이라도 사회가 따뜻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결국 드라마라는 것이 소외되거나 조금은 으스대거나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것이다. 이런 데이트 폭력이나 소수자의 문제는 우리가 조금씩 남과 다름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계속 애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청자들도 많은 공감을 할 정도였던 '이 구역의 미친X'는 실제 연기를 해왔던 정우와 오연서도 공감을 많이 했다고. 이 감독은 "처음엔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 캐스팅 과정에서 두 분 다 '대본을 재미있게 읽었다. 나도 이런 경험이 있다. 나도 이랬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었고, '보통 우리가 상식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지 않냐. 과거에 생각하면 미친 것처럼 행동한 적도 있고, 내가 내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과격하거나 괴상했던 적도 있고, 이게 인간의 본성 중 하나인 것 같다'고 하더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두 배우도 민경과 휘오를 연기하는데 전혀 부담을 갖거나 생소하다는 느낌이 없이 마치 '늘 그래왔던 사람들처럼' 연기를 하더라. 그래서 '저 사람도 이상한 사람이구나'했었다"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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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미' 역시 찰떡이었다. 이 감독은 "제가 드라마를 많이 해봤는데, 남녀의 케미로 이렇게 잘 맞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사람들이 서로를 보지 않더라도 서로 어떤 표정을 지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며 연기하는데 정말 잘 맞았다. 둘의 표정이 너무 똑같을 정도였고,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몇 년을 호흡을 맞춘 배우들처럼 서로 대사나 액션, 리액션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칭찬했다.
이번엔 넷플릭스에서까지 맞아떨어진 이태곤 감독의 연출력이었다. '이 구역의 미친X'는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동시 공개되며 높은 순위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 감독은 "제작 당시부터 스태프들, 배우들과 너무 재미있게 만들었고, 과정이 즐거웠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저 또한 이렇게 재미있게 만드는 과정이 있는 드라마들은 대부분 결과가 좋더라, 그래서 좋은 결과를 예상하긴했지만, 이렇게까지 좋은 결과가 나올 줄은 사실 몰랐다. 편집을 하면서 만드는 과정에서도 관계자분들이 많이 좋아하더라. 넷플릭스는 전세계 방송 OTT라서 좋은 결과가 있다고 들었고, 또 누가 '요즘 꽃을 꽂고 사진을 찍는 게 유행'이라고 하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시는구나' 싶었고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1994년 '짝'부터 최근 작품인 '청춘시대' 시리즈, '검사내전', '이 구역의 미친X'까지 수많은 작품을 연출해왔던 이태곤 감독은 연출에 있어서는 베테랑. 게다가 현재까지도 연출을 직접 하며 젊은 감성을 유지해왔다. 이 감독은 이 비결에 대해 "발악하고 있다. 어떻게든 튀어보려 발악하는데 잘 안 된다. 발란스도 무너지고 탄력도 떨어진다"고 농담한 뒤 "저는 내면은 누구나 그렇지만, 비관적이고 우울한데 겉못브은 쾌활하고 외향적이다. 이런 언발런스가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게 아닌가 싶다. 본인은 고통스럽지만, 타인은 기쁠 수 있다면 그렇게 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명작'의 탄생을 만들어준 것. 기 감독은 "저는 드라마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의 제일은 '연민'이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늘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다음엔 방법론적으로 조금은 '코믹하자'는 생각이었다. 늘 이걸 염두하며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며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웃기는 것이 조금 어렵기도 하고 연출에겐 도전이지만, 약간 '이걸 웃기게 표현해보겠다'는 짓궂은 마음과 오기가 생기는 거 같다. 기본적으로 전 웃는 게 좋고, 그게 퍼지면 좋겠다"며 자신의 연출학개론을 펼쳤다.
이 감독이 만들어낸 '이 구역의 미친X' 역시 사회에 대한 연민을 남긴 작품. "세상을 살아가며 사회에서 상처를 받는 것도 사람이고, 치유를 받는 것도 사람"이라는 이태곤 감독의 말처럼 '이 구역의 미친X'는 시청자들에게 오래 남을 작품이 될 전망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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