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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2016) '황해'(2010) '추격자'(2008)를 연출한 충무로 천재 감독인 나홍진이 원안과 제작을 맡아 더욱 화제를 모은 '랑종'은 태국 이산 지역의 낯선 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한 가족이 경험하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마치 실제처럼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담아낸 호러 영화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토속 신앙이 깊게 뿌린내린 마을에서 대를 이어 조상신인 바얀 신을 모셔온 무당 님(싸와니 우툼마)가 어느 날부터 이상 증세를 보이는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스릴 넘치면서도 공포스럽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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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감독과의 협업 진행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번 일이 색다른 경험"이었다는 그는 "코로나로 인해 감독님을 자주 만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촬영 전에 나 감독님이 태국에 방문하셔서 함께 협업을 해 나가려고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쉽지 않았다. 원안을 받은 후에 제가 한국에 한번 방문을 했었고. 이후에는 화상 통화를 하거나 그날 찍은 촬영 자료를 주고 받고, 또 코멘트를 주고 받으면서 협업을 했다. 나 감독님은 많은 간섭보다는 제게 굉장히 많은 자유를 주셨다. 굉장히 자율적인 협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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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시사회로 영화가 첫 공개된 후 높은 표현 수위로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던 영화 '랑종'. 반종 감독은 이에 대해 "모든 필름메이커들은 모든 영화를 제작하실 때 수위에 대한 고민을 할 거다. 이번 영화도 나 감독님과 제가 수위에 관련해서 많은 논의 거쳤다. 어떤 감독도 청소년관람등급을 받고 싶지 않을거다. 관객 동원에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장면들은 영화의 스토리와 메시지에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 살해, 유아 살해, 존속 살해 등 일반적인 호러영화에서도 쉽게 다루지 못하는 금기까지도 거침없이 다루는 것에 대해서도 "이 부분 역시 나 감독님과도 많은 회의를 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이 모든 장면들은 저희 영화에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한 것들이다. '인간의 악(惡)' 그리고 원죄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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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종 감독은 귀신 들린 사람들의 표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귀신이 들어와서 이상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태국에서 만난 30명의 무당들의 리서치를 통해 컨셉을 잡았다. 그리고 귀신 들린 사람들의 몸 동작에 대해서 배우들과 저, 나 감독님, '곡성' '부산행'에 참여하셨던 안무가님과 상의해서 디자인했다"라며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 대본은 대략적인 중요한 가이드라인만 가지고 촬영했다. 이런 식으로 촬영한 건 저도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들과 카메라까지도 즉흥적으로 촬영했다. 또한 나감독님께서도 중요한 말을 해주셨는데, 'Camera should have soul'(카메라도 영혼이 있어야 한다)이라고 말씀해주셨고 그걸 모토로 촬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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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무시한 호러 영화 제작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반종 감독은 이날 "난 사실 무당과 귀신의 존재를 믿지 않았던 사람"이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저는 귀신을 본 적도 없고 무서워하지도 않는다"라면서 '그런데도 공포영화를 만들고 보는 건 즐긴다. 영화를 보면서는 공포감을 느끼지만 보고 난 후에는 잠도 잘 자고 전혀 공포감을 느끼진 않는다. 그런데 아주 귀신이 없다고 생각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또한 저는 무당 같은 걸 믿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냐고 질문을 받는다면, 제가 리서치를 하면서 30명의 무당을 만나게 됐고,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상한 현상을 접하게 됐다고 답하고 싶다"라며 "한번은 제가 아무말도 한적이 없는데 한 무당인 제게 '이번에 외국인과 함께 일을 하게 됐지?'라고 묻기도 했다. 그리고 이 영화의 배경이 된 이산 지역에 많은 무당이 있는데, 그 무당들이 많은 이들에게 대가를 받고 일하는게 아니라는 걸 보고 단순히 금전적 목적으로, 대가성을 목적으로 이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무당이 진짜다, 아니다'라는 걸 떠나서 무당은 그 지방 사람들에게 정신과 의사 같은 역할을 하는게 아닌가 싶다"고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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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종'은 오는 14일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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