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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이 IPO(기업공개) 첫 날에 일단 쓴 맛을 봤다. 높은 공모가로 인해 논란이 있었지만, '대어'라는 수식어에 전혀 걸맞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청약 최종일인 3일 반전을 이뤄낼지가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이틀간 실시하는 IPO는 최종일인 둘째날에 청약이 한꺼번에 집중된다. 따라서 첫 날 스코어에 큰 의미를 두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해 후반부터 IPO가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보통 '대어급' 종목들은 첫 날부터 청약금이 밀려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조원 이상은 기본인 상황이고, 20조원이 넘는 경우도 종종 나오고 있다. 지난달 하순 공모를 실시한 카카오뱅크는 첫날에만 12조원 이상이 몰렸고, 바로 이어졌던 에이치케이이노엔도 3조 3000억원이 넘었다. 카카오뱅크는 최종 58조 3027억원, 에이치케이이노엔은 최종 29조 169억원이 청약된 바 있다.
일단 49만 8000원에 이르는 공모가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균등 배정을 받기 위해 최소 청약 단위인 10주만 청약을 하더라도 249만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개 증권사에 모두 청약한다고 하면 747만원이 든다. 따라서 이자 비용 등을 감안, 최종일에 청약건수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첫 날 스코어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얼만큼의 투자금이 최종적으로 기록될지는 미지수이다. IPO에 참가하는 일반 투자자들은 청약 첫 날에 얼만큼의 차익을 얻을 수 있을지가 최고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장외 주가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이날 크래프톤의 장외가가 53만 5000원으로 공모가와 불과 3만 7000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은 청약을 주저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243.14대1로 대어급 경쟁사에 비해 상당히 낮았음에도 공모가가 밴드 상단에서 결정된 것도 결코 긍정적인 부분은 아닌 상황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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