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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회 BIFF]"죽는 순간까지 연기할래"…이제훈의 연기론, 그리고 연출이란 이름의 도전(ft.구교환)(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10-07 19:10 | 최종수정 2021-10-07 19:34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가 7일 오후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렸다. 배우 이제훈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7/
[부산=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숙제였던 연기의 재미 찾았죠. 죽을 때까지 연기 하고 싶어요."

6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KNN 시어터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 배우 이제훈과 함께 하는 첫번째 액터스 하우스가 진행됐다. 올해 영화제에 처음 신설된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인 액터스 하우스는 동시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초청, 그들의 연기에 관한 친밀하면서도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이다.

놀라운 독립 영화 데뷔작 '파수꾼'(2011)을 시작으로 '고지전'(2011), '건축학개론'(2012), '점쟁이들'(2012), '파파로티(2013),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 '박열'(2017), '아이 캔 스피크'(2017), '사냥의 시간'(2020) 등 수많은 작품에서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선 이제훈. 연기를 넘어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된 단편 옴니버스 프로젝트 '언프레임드'(2021)를 통해서 연출에도 도전장을 내민 그가 연기와 연출, 또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아낌없이 전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가 7일 오후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렸다. 배우 이제훈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7/
이날 이제훈은 "항상 부산이 그립고 이맘때쯤이면 많은 관객들과 이야기 나누는 순간을 꿈꿨는데 이렇게 이런 자리가 마련돼 너무 기쁘다"고 밝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제훈은 가장 먼저 단편 영화 프로젝트 '언프레임드'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언프레임드'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네 명의 아티스트(박정민, 손석구, 최희서, 이제훈)가 마음속 깊숙이 품고있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출한 숏필름 프로젝트로 이제훈은 '언프레임'의 전체 제작 뿐만 아니라 '언프레임드'에 포함되는 '블루 해피니스'의 연출까지 맡았다.

이제훈은 "영화를 만드는 작업을 꿈꿔왔었고 생각만 하다가 직접 이렇게 기획하고 제작을 함과 동시에 한 작품의 각본과 연출을 맡게 되서 참 떨린다. 관객분들과 이번 기회에 만날 수 있게 됐는데 어리둥절하고 떨린다. 배우로서 올때와 기분이 완전히 다르다"라며 "배우로서는 제가 연기를 한 부분에 있어서 이야기를 할텐데 글을 쓰고 연출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엄청나게 넓게 확장이되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게 흥미롭다. 어떻게 보면 저의 민낯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보니까 영화를 보고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까 싶다. 처음이라서 그런지 혼란스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많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블루 해피니스'라는 제목에 대해서는 "제 영화를 보시고 행복에 대한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행복이란게 떠올리면 따뜻하고 선홍빛이 도는 심장같은 이미지라면 그것과는 상반된 블루라는 색채를 넣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가 7일 오후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렸다. 배우 이제훈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7/
'블루 해피니스'의 주연 배우인 정해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정해인 배우는 (영화에 대해)너무나 이야기를 잘 해 줄 것 같다.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리고는 "'블루 해피니스'의 배우 캐스팅을 하기 전에 요즘 젊은 세대들이 관심 있어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한 낱말들을 늘어놨다. 그 후에 제가 경험을 해봤거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법한, 또한 저와 밑의 세대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젊은 배우들을 섭외했다. 연출자로서 배우들이 참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자신의 본진인 '연기'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도 전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연기의 베이스는 '리얼리티'라고 강조한 이제훈은 "카메라에 담고 연기하는 건 허구이지만 연기할 때 그 순간은 진짜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진실되게 이야기가 됐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100% 진심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가깝게 다가가도록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배우 이제훈으로서 사람들이 항상 신선하게 봐주셨으면 했다. 그전에 해왔던 이미지들이 차용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런건 스스로도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모습과 장르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런데 어떤 창작자로서의 크리에이티브한 모습을 원하고 새로운 것을 보여줬을 때에 대한 희열을 느끼고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며 "결과적으로 한 사람이 연기한 모습이니까 습관이 될수도 있고, 외모적으로도 크게 바꿀 수 없기 때문에 분장이나 이런 것에 대한 변화를 계속 주고 싶다. '저 배우는 또 하던 대로 하는거 아니야?'라는 말이 가장 두렵다"고 덧붙였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액터스 하우스'가 7일 오후 부산 KNN시어터에서 열렸다. 배우 이제훈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7/
이제훈은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도 많은 자극을 받는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이제훈은 구교환을 언급하며 "이전에도 독립영화에서 활약을 많이 해오신 배우이시지만 많은 사람들이 봐야하는 상업영화나 드라마 시리즈에서는 처음 봤다. 제가 최근에 'D.P.'와 '모가디슈'를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다"라며 "나도 꼭 구교환 님과 연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엄청 하고 주변에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런데 실제로 뵌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연기가 숙제 같았지만 이제는 '재미'인 것 같다는 이제훈. "연기가 숙제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잘 하고 싶다는 마음에 미친듯이 공부하고 탐구했다. 하지만 하나하나 해가면서 이제 그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틀에 갇힌 내 모습을 부셔가면서 확장시킨 것 같다. 그래서 배우로서의 영역을 넘어 영화를 만드는 것에 도전하게 된 것 같다. 즐기는 자는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것에 대한 평가는 제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그만두고 싶지 않다. 한 사람의 관객이라도 절 봐주신다면 죽는 순간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6일 개막해 열흘간의 축제를 마친 후 15일 폐막한다. 70개국에서 출품한 223편의 작품(장편·단편)이 6개 극장 29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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