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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전도연이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에서 깊은 여운이 담긴 인생의 담론을 펼쳐내며 '대체불가 배우'로서의 묵직한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그 후 부정은 자신을 살며시 끌어당기는 강재와 함께 서로의 입술이 닿을 듯 뜨거운 눈길을 드리웠지만 마음속에 봉인돼있던 무언가를 터트리면 안 된다는 듯 강재의 옷자락을 붙잡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부정은 밖으로 나가버린 강재를 찾아 담요를 건넸고, 역할 대행을 하는 자신의 삶에 대한 허무함을 털어놓는 강재에게 아직 너무 젊다며 용기를 줬다. 그렇게 두 사람의 진심이 통하던 순간 붉은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고, 일출을 보던 부정은 강재로부터 "나 같은 사람하고도 친구 할 수 있어요? 손님 말고"라는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을 머뭇거리고 말았다.
이후 부정은 강재와 산길을 내려온 후 기사식당의 봉고차를 세운 강재의 기지로 차에 올라탔던 상황. 부정은 어제 자신의 이야기에 '집에 가서 다행이다'라고 한 의미가 뭐냐는 강재에게 "그냥 진심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깐"이라며 "계획에 없던 일도, 옳지 않은 일도 일어나는 게 인생이니까요"라면서 종잡을 수 없는 인간사의 힘듦을 덤덤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봉고 차 안에서 휘청거리며 졸고 있는 강재의 얼굴을 만져 자신의 어깨에 기대도록 포즈를 바꿔주는, 은근한 배려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 전도연은 그동안 살아온 인생에서 겪은 상처들과 공허함, 인간이기에 원초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눈빛과 표정, 어투와 제스처에 모두 녹여낸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심연을 건드리는 위로를 선사했다. 천천히 느리게 쌓아올려지는 감정의 단계들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관록 연기의 묘미를 제대로 선보였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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