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우리가 사랑했던 '킹스맨'의 매력은 어디로 갔을까.
|
1차 세계 대전을 무대로 펼쳐지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일종의 '대체 역사물'이었다. 1차 세계 대전 사건의 발단이 됐던 사라예보 사건, 러시아가 1차 세계 대전에 빠지게 된 결정적 계기였던 러시아 혁명, 미국의 뒤늦은 참전 등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익숙한 1차 세계 대전의 경과를 모두 다루면서, 사실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게 된 원인 뒤에 세계를 혼란하게 만들려는 미스터리한 악의 조직이 있었고, 1차 세계 대전을 결국 연합국의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배경 뒤에는 훗날 킹스맨의 전신이 되는 옥스포드 가의 비밀 조직이 있었다는 흥미로운 가상의 이야기를 덧붙인 것. 모두가 아는 역사적 사실 뒤에 "사실 이런 비밀이 있었다"는 설정은 관객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준다.
|
앞서 선보인 '킹스맨' 1편과 2편은 스파이 영화의 대명사인 '007' 시리즈, 리얼리티를 극대화 한 스파이물인 '본' 시리즈와 또 다른 스타일의 새로운 스파이 영화로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미스터리가 살아있는 스파이 영화라기 보다는 스펙터클에 집중하는 전쟁 영화에 가까웠다.
이번 영화는 스파이 개인의 첩보 능력을 극대화 했던 이전 영화들과 달리 세계 여러 나라의 관계 속에서 1차 세계 대전의 전운과 과정 자세히 보여준다. 아버지 옥스포드 공작(랄프 파인즈)의 열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국을 햐한 애국심 하나로 입대하는 옥스포드 가의 패기 넘치는청년 콘래드(해리스 딕킨스)의 모습은 전쟁영화에서 여러번 그려졌던 캐릭터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기도 한다. 특히 특히 참호전으로 대표되는 끔찍하고도 처절한 전투 장면은 이번 영화의 장르가 전쟁 영화 쪽에 더욱 무게가 실려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
▶'킹스맨'만의 독특하고 발랄한 B급 매력의 실종
여러가지 측면에서 앞서 두 편의 '킹스맨' 시리즈와는 다른 노선을 타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 하지만 이 노선이 성공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지금의 '킹스맨'의 명성을 있게 한 쿨하면서도 독특한, 일명 B급 매력을 전혀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사상자를 낸 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만큼 영화의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어둡고 진지하다. 지금의 '킹스맨'을 있게 한 '킹스맨' 특유의 쿨한 매력과 통통 튀는 유머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배경이 배경이니 만큼 '킹스맨' 시리즈 사랑하게 하는 또 다른 매력인 기상천외한 첨단 장비도 볼 수 없다. 검으로 사용 가능한 지팡이가 등장하긴 하지만 이전 시리즈를 통해서 방탄 수트, 주변 적과 사물을 스캔해주는 안경, 산탄총과 방패가 결합된 초강력 우산 등을 봐왔던 관객들의 기대를 채우기는 힘들다.
액션에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역시 러시아 전통 댄스를 결합한 독특한 격투를 선보이는 러시아의 사제 라스푸틴(리스 이판)을 제외하면 인상 남는 액션 시퀀스가 없다. 1편에서 양발에 날카로운 칼을 장착한 채 발차기 위주의 놀라운 액션을 선보이며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던 가젤 같은 캐릭터를 기대했던 팬들의 실망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smlee0326@sportschosun.com
▶2022 임인년 신년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