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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강훈이 12년간의 '신인' 생활 끝에 '배우'로 우뚝 섰다.
강훈은 27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온라인을 통해 만나 "이렇게 좋은 작품에 출연하게 돼서 영광이었다. 먼저 이 작품의 오디션에 합격한 이후에 굉장히 많은 준비를 했고, 감독님과 계속 만나면서 대화도 많이 나누고 그러다 보니 끝났을 때 굉장히 기분이 울컥하더라. 그래서 되게 좋았던 작품이었고, 좋은 호응이나 관심을 얻게 돼서 영광이고 감사드린다"는 종영 소감을 남겼다.
오디션을 통해 '옷소매 붉은 끝동'의 홍덕로를 쟁취했다는 강훈은 '미남자'이자 '야망가'인 홍덕로를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고. 특히 6kg을 감량하며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 강훈은 "오디션을 봤을 때 항상 '선한 느낌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 오디션에서는 '착한데 조금 서늘한 눈빛이 있다'고 해주셨다. 그게 캐스팅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했다"며 "감독님과 항상 얘기했던 부분이 '저는 미남자가 아니다. 근데 조선시대 때는 미남자였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연기를 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제 미소에 나인들이 좋아하고 쓰러지기 때문에 제가 항상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미소를 연습했다. 계속 웃고, 어떤 웃음이 그 사람을 웃게 만들고 기분 좋게 만들까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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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덕로와 덕임의 대립도 흥미롭게 그려졌다. 강훈은 "산을 두고 덕로와 덕임이 삼각관계를 형성하는데, 저는 항상 감독님과 얘기했던 부분이 산에 대한 저의 마음은 모든 것이 진심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었다. 감독님이 '충'이 '애'로 바뀐다고 하셨었는데, 그것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고, 산이란 인물에 대해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이었다. '홍섭녀'라는 별명도 촬영장에서 감독님이나 스태프들이 그렇게 말씀하셔서 알게 됐다. 대본을 보면서는 생각지도 않았던 부분이라 '이게 뭐지'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촬영장에서 다들 '섭녀'라고 불러주셔서 '작품을 하면서 이런 별명도 생기는구나'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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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홍덕로의 마음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강훈이었지만, 시청자들의 '찐반응'은 확실히 받았다. 덕로에 대한 비호감과 배우에 대한 호감이 적절히 얽힌 반응을 얻어낸 것. 강훈은 "홍덕로에 대한 어느 정도의 반응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기에, 나쁜 평들에 대해 '연기를 나쁘지 않게 잘하고 있구나'라는 반응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오히려 저는 이런 반응들이 '내가 생각한 반응이 나온다!'고 생각해서 좋았다. 기억에 남는 반응은 이산에게 편지를 남기고 죽게 되는데, 마지막에 그래도 '후회를 하고 가는구나. 큐피드가 돼서 떠나는구나!'라는 반응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의 반응은 늘 좋았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받기 전부터 배우들의 열정이 이미 촬영 현장을 압도했던 것. 이에 강훈도 이준호, 이세영 두 배우와 함께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극에 몰입해갔다고 했다. 이 덕분일까. 올해 열리는 MBC 연기대상에서의 수상 가능성 역시 점쳐지는 중. 이준호와 이세영이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강훈도 신인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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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덕로와 같은 맹목적 야망가는 아니지만, 긴 시간 배우로 지내왔던 강훈에게도 야망이 있다고. 그는 "제게 한가지 야망이 있다면, 연기를 쉬는 순간도 많았고 하는 순간도 많았는데, 계속해서 쉬지않고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가늘고 길게 가고 싶은 것이 저의 야망인 것 같다. 갑자기 확 올라가서 스타가 되고 싶은 야망보다는 천천히 산을 오르듯, 정상을 향해 가는 것이 저의 야망"이라고 밝혔다.
2009년 단편영화 '고리'로 데뷔해 여러 단편 영화와 드라마 '오피스 워치', '이런 꽃 같은 엔딩',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신입사관 구해령', '어서와', '너는 나의 봄' 등에 출연하며 12년간 배우로 활동해왔다. 최근 1년간 연기를 쉬며 조급함의 시기도 있었다고. 강훈은 "오디션을 하고 떨어졌을 때도 엄청나게 좌절하고 그랬던 기억도 있다. '언젠가 기회는 올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안 좋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고, 그런 것들이 내 조급함이나 불안감이 삶에 적응되며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서 그것에 대해 계속 좋게 생각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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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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