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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범접할 수 없는 빌런의 탄생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정서적 불안은 물론 쉽지 않았던 체중 증량까지 인내해야 했던 배우 권율(40)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악역으로 다시 한번 필모그래피에 인생 캐릭터를 추가했다.
특히 '경관의 피'에서 강렬한 빌런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권율의 파격 변신이 눈길을 끈다. 광역수사대 에이스 박강윤(조진웅)조차 쉽게 잡을 수 없는 상위 1% 범죄자 나영빈을 연기한 권율. 그는 세상에 두려울 것 없는 나영빈을 소화하기 위해 12kg을 증량하고 발성법까지 바꾸며 치열하게 노력하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앞서 권율은 2019년 방영된 OCN 드라마 '보이스 시즌3'에서 사이코패스 살인마 방제수를 완벽하게 소화해 빌런 캐릭터의 새 역사를 쓴 바, 이번 '경관의 피' 역시 지금껏 본 적 없는 빌런 캐릭터로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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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도전한 것에 "악역은 감정의 진폭이 큰 역할이라 실제로 해소되는 느낌도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정서적으로 안 좋게 축척되는 것도 있더라. 마음이 힘들기도 하고 예민하기도 했다"며 "어느 순간 악의 향기가 몸에 밴 느낌이다. 환기를 시키지 않거나 빼지 않으면 몸에 데미지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악역은 재미있지만 캐릭터와 분리하는 작업을 공들여서 해야 할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경관의 피' 속 악역을 만들기까지 고충도 털어놨다. 권율은 "기존에 날카롭고 샤프한, 예민한 빌런을 해왔다. 이번 '경관의 피' 속 나영빈이란 인물은 박강윤(조진웅), 최민재(최우식) 두 지점의 충돌 사이에서 건드릴 수 없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증량을 하게 됐다. 증량으로 무게감이 보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퉁퉁하고 무거운 느낌으로 조금 더 범접할 수 없는 위치를 보여주고 싶었다.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시간에 운동과 식사를 6~7끼 나눠 먹었다. 운동으로 대사량을 올리고 4시간마다 알람을 맞춰 똑같은 양의 식사를 꾸준히 했다. 이규만 감독은 너무 근육이 쪼개진 몸은 원하지 않았다. 반대로 너무 살이 찐 모습은 어울리지 않았다. 각이 지지 않으면서 단단한 몸을 요구했다. 그래서 운동을 게을리하지 못했고 기름진 음식도 먹지 못했다. 꾸준히 먹으면서 운동을 했던 것들이 12kg을 증량할 수 있었던 방법이었다. 단시간 과도한 증량은 건강을 악화시킨다"고 웃었다.
또한 "증량할 당시 내 몸무게가 78kg까지 갔다. 지금은 71kg까지 약 7kg 감량을 했다. 실제로 몸이 무거워지니까 연기적으로 바닥에 붙는 느낌이 들었다. 테너나 바리톤이 무게감을 가지고 노래하지 않나? 그들처럼 나도 툭툭 밀고 나가는 부분에서 도움을 받았다. 운동을 하고 식단을 하면서 증량을 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옷이 타이트해져 트레이닝복을 많이 입게 됐다. 주변에서는 덩치가 커지니까 얼굴이 더 작아졌다고 하더라. 7kg이 쪘는데 살이 빠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런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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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권율은 "한 번은 촬영에 몰입해 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는데 그래도 그 감정을 이어가며 연기를 했다. 보통은 이럴 때 상대 역할 배우가 부담스러워하기도 하는데 진웅이 형은 그런 부담보다 걱정을 많이 해줬다. 내가 몰입해 집중하는 연기를 지지해주고 내 몸에 대해 걱정해줬다. 빨리 내 감정을 이어갈 수 있게 배려해주는 모습을 보여줬다. 평소에는 정말 장난치고 놀렸을 텐데 그때 나를 걱정해주는 모습이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민재 역의 최우식을 향한 애정도 빠지지 않았다. 권율은 "최우식은 형들에게 정말 잘한다. 굉장히 귀엽고 사랑스럽다. 삐약삐약 한다. 그런데 촬영에 들어가면 눈이 바뀐다. 최민재의 향기를 입고 등장한다. 그런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대중도 저런 최우식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 같다. 영화를 봤을 때도 그런 모습이 너무 멋졌다"고 밝혔다.
'경관의 피'는 출처불명의 막대한 후원금을 받으며 독보적인 검거실적을 자랑하는 광수대 에이스와 그를 비밀리에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된 원칙주의자 경찰의 위험한 수사를 그린 작품이다.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 등이 출연했고 '아이들' '리턴'의 이규만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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