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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효주가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통해 인생작을 만났다.
최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제인 극본, 이길복 김재현 연출, 이하 '지헤중')는 '이별'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쓴 이별 액츄얼리를 담은 작품. 송혜교와 최희서, 박효주가 세 명의 '절친'으로 등장하며 워맨스를 그려냈다. 세 여자의 인생, 그리고 현실적인 우정을 그려냈다는 점에서도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던 작품. 시청률은 7%대를 유지하며 종영했다.
박효주는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통해 '지헤중'의 시간들을 돌아봤다. 그는 "대본 리딩 처음에 한 마디씩 하는데, 전 그런 얘기를 했다. '정말 반갑고 소중하고, 정말 잘 헤어지겠다'고 인사했는데, 늘 헤어짐을 준비하며 작업했던 것 같다. 그래서 미숙이 대사 중에 '나 그래서 오늘을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살 거야'라고 했던 그 대사를 외우고 하면서, '아 내가 미숙이란 인물을 연기하는 나의 태도이겠다. 정말 후회없이 열심히 해야지. 그래야 잘 헤어질 것 같아'라고 생각했다. 헤어지는 중이라 굉장히 헛헛하지만, 잘 헤어지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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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는 특히 극중 췌장암으로 말라가는 모습까지 연기해야 했다. 체중 감량을 포함한 외면을 변화시키려 노력했다고. 박효주는 "매회 지문마다 '점점 말라가는 미숙, 야위어가는 미숙'이라는 내용이 쓰여져 있어서 살을 매회 빠지게끔 애썼다. 짧은 시간이지만, 드라마의 시스템상 쉽지 않았는데, 그래서 조금 더 힘들기도 했다. 유지하면서도 빼야 하니까. 8부 이후로는 제 나름 계산했던 목표가 있었다. 그 템포를 잘 지키며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본을 보며 몰입을 하다 보니, 입맛이 사라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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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으로 말라가는 미숙의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지만, 남편인 곽수호(윤나무)와 그 내연녀 서민경(기은세)를 엮어주려는 미숙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이해할 수 없게 하기도 했다. 박효주도 이에 "감정신이 많았는데, 찍고 난 다음에 '진짜 내가 살면서는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아. 너무 무서워'라는 말을 많이 했다. 또 한편으론 공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남은 사람들을 위해 바람 피운 친구와 남편을 연결해주려고 하는 건, 촬영 전에 작가님께 '제가 미숙이랑 잘 걸어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순간부터는 미숙이 혼자 뛰어가는 것 같다. 제가 그 감정을 못 따라가겠다'고 했다. '말이 안돼!'가 아니라 '가능할 것도 같은데?'라는 부분도 있었고, 어려웠다. 제 남편이라면 저는 너무 열받을 것 같더라. 치숙의 말처럼 '부처야? 보살이야?'하면서, 그때 걸림돌이 한 번 있었고, 그래서 한 단계 더 미숙에게 다가갈 수 있는 순간이었기도 해서 '같이 가자 미숙아~'하면서 따라가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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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는 또 "그런데 만약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어땠을지, 감독님과도 얘기를 나눴던 적이 있다. 상황에 따라서 아이가 있고 없고, 결혼 유무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결론은 '엄마이니까'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정말 극중 남편을 사랑하니 연애, 그리고 가족에 대해 사랑하고 헤어진다면 그 정도 마음까진 갈 수 있을 것 같다. 혼자 남겨진 그대들을 더 많이 생각하는 순간에는. 이왕이면 내 눈 앞에 내가 아는 사람인 게 다행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고민을 많이 한 장면이었다"고 덧붙였다.
'지헤중'은 박효주에게 송혜교와 최희서라는 좋은 친구들을 만들어준 작품이기도 했다. 박효주는 "저는 시상식 때도 말했지만, '선물' 같은 동료들이었다. 가만히 우리가 왜 이렇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까 생각해보면, 연기에 대한 집중과 태도, 애정의 온도가 비슷했던 것 같다. 미숙이는 감정연기가 주를 이루다 보니 상대방의 감정에도 많은 의존이 됐다. 영은이와 치숙이와 함께이다 보니 얻는 슬픔과 감정들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촬영 끝나고 나서의 친함도 친함이지만, 작업하며 연기하며 그 호흡이 좋아서 서로를 사랑하게 된 것 같다. 미숙의 감정에, 그 배우들이 그 자리에서 충실히 해줌으로써 더 사랑하게 해준 것 같다. 촬영 순간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저는 미숙이었기에 영은의 눈을 보면 많이 슬펐고, 혜교 씨가 몰입의 여왕이라 정말 많이 배웠다. 영은의 눈이 해결해주는 게 되게 많았다. 혜교 씨와 함께했던 모든 감정신 오래 기억에 남는다. 희서 씨는 매력적인 에너지, 혜교 씨는 멋있는 배려심이 있다. 저희가 하나 될 수 있던 건, 혜교 씨의 큰 배려, 따뜻한 마음 덕분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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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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