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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오징어 게임'부터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글로벌 흥행작에는 언제나 이유미가 있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천성일 극본, 이재규 연출)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주동근 작가가 그린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이후 13일까지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세계 1위를 지켰고, 공개 16일째인 14일 2위로 내려오는 등 글로벌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다.(플릭스 패트롤 기준)
이유미는 14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온라인을 통해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지금 우리 학교는'의 흥행과 자신의 캐릭터 나연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주변에서 많은 축하를 해줬다.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오징어 게임' 때 축하를 해준 친구들이 '지금 우리 학교는'의 친구들이다 보니 다같이 축하할 수 있는 상태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미가 연기한 이나연은 극 전반을 통틀어 '빌런'으로 손꼽히는 중. 이유미는 "나연이라는 캐릭터를 웹툰으로 먼저 접했을 때 '쟤 나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그 역할을 제가 하게 되면서 나연이가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이런 행동을 하는지를 생각하게 됐다. 그때 저는 부모님의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받은 교육으로 인해, 나연이가 하는 모든 행동, 경수에게 하는 행동들이 나연이에게는 당연한 것들이 아닐까 생각했고, 경수라는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쉽게 친해지고 좋은 친구들을 사귀는 모습을 보면서 질투가 느껴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자신의 해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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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발표회에서도 "어떻게 하면 더 화가 날까?"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던 이유미는 '지우학'의 시청자들로부터 '분노 유발', '발암 캐릭터'라는 평까지 들으며 목표를 완벽히 달성했다. 이유미는 "전 성공했다. 욕 많이 먹었고, 저는 역시 오래 살 것 같다. 오래 살 일만 남았다"며 웃었다. 그는 "제일 기억에 남는 반응은 외국인분이 '오징어 게임'의 지영이를 보면서는 눈물을 흘리고, '지우학'의 나연이는 때릴 것처럼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있었는데 그걸 보고 완전 '빵' 터져서 '웃픈' 느낌이 들었다. 재미있었고, 비슷한 시기에 완전히 다른 걸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행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금 우리 학교는'을 선보이며 글로벌 흥행세를 보여준 이유미는 촬영 역시 비슷한 시기에 하며 하루하루 다른 연기에 몰입했다고 했다. 이유미는 "둘 다 지방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많이 왔다갔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아무 생각이 없이 촬영장에 가보니 옷을 아무것도 준비를 안 해가기도 하고, '오징어 게임 촬영만 하면 되겠지?'하고 갔는데, 일주일을 숙박하게 되면서 옷 한벌을 입고 촬영하기도 했다. 연기를 할 때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생각을 많이 했었다. 나연이와 지영이의 캐릭터나 성격이 다르다 보니 '지우학'에 갈 때는 뭔가를 채워넣었고, '오징어 게임'을 갈 때는 뭔가르 버리며 갔다. 그렇게 왔다갔다를 잘 했던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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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미는 "저에겐 두 작품 모두가 소중하다. 항상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작품들이다. '이게 당연히 잘 될 것이다! 어마무시할 것이다!'라는 느낌보다는 당연히 잘 되겠지만, 모든 것이 행복에 겨운 느낌이었다. 그냥 계속해서 행복하다. 예상했던 것보다 모든 것이 다 그 이상이었고, 막상 그 순간이 되면 뭔가 이상을 넘어서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오묘하고도 행복한 느낌이다"라며 "전과 달라진 점도 당연히 너무 많다. 제가 오랫동안 연기를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제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더라. 그 많은 것들을 요 근래에 좀 많이 경험하고 배워나가니 뭔가 배우 이유미로서 더 빠르게 성장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그리고 항상 화보 촬영이든, 광고 촬영이든 다양한 것들을 하면서 그냥 자연스럽게 변화들이 와 닿는 것 같다. 기분은 좋지만, 어안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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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재미있어서 한다"는 이유미는 2009년 이후 14년차를 맞이한 자신의 연기 인생도 돌아봤다. 그는 "이제 년수를 따지는 게 저도 헷갈려서 잘 모르겠더라. 제가 지금까지 배우를 계속 할 수 있던 것은 어딜가나 정말 재미있어서라고 얘기를 한다. 계속 연기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것 같고, 무언가 공부를 해도 끝이 없고, 할게 너무 많아서 재미있더라. 그걸 공부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저의 연기를 계속 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올해 예정된 작품들에서도 꾸준히 해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현재 이유미는 드라마 '멘탈코치 제갈길'을 통해 다소 밝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 중이다. 이유미는 "다행히 오래 사는 캐릭터들을 많이 보내주신다. 조금 더 길게 나오고 죽지 않는 대본들이 들어오더라. 행복한 친구도 많고 오래 사는 친구들도 많다. 더 다양한 캐릭터를 접하게 된 것도 '오징어 게임'과 '지우학' 이후 달라진 점"이라며 "앞으로는 좋은 사연이 눈에 보이는 친구들을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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