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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음원 차트 움직이는 틱톡…빌보드도 멜론도 견인

정빛 기자

기사입력 2022-03-24 11:56 | 최종수정 2022-03-25 16:32


글로벌 애니멀스의 '히트 웨이브스' 싱글 재킷 이미지(왼쪽). '히트 웨이브스'가 최신 빌보드 '핫1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진 제공=유니버셜 뮤직, 빌보드 공식 SNS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숏폼 플랫폼 틱톡이 음원 차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대형 음원 차트 멜론은 물론,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도 견인해 눈길을 끈다.

영국 인디 록밴드 글라스 애니멀스의 '히트 웨이브스'는 최근 발표된 3월 21일자(이하 한국시각) 빌보드 '핫100' 1위를 기록했다. 2020년 6월 공개되면서 차트 진입한 이 곡은 59주 만인 지난 13일 1위에 올랐고, 3주 연속 정상을 지키고 있다.

이는 빌보드 역사상 '핫100'에서 가장 오랜 기간 차트인한 후 1위를 달성한 기록이다. '히트 웨이브스'가 59주간 야금야금 차트를 올라오면서, 역주행에 성공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히트 웨이브스' 역주행에 틱톡이 동력이 됐다고 보고 있다. 빌보드는 "'히트 웨이브스'가 틱톡 및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히트 웨이브스'가 틱톡에서 커플 영상 BGM으로 사용되면서 인기를 끌었고, 이후 스트리밍, 라디오 방송 횟수, 음원 판매량에서도 힘을 쓴 것이다.

틱톡이 음원 차트를 흔들고 있는 현상은 이미 '성공 공식'처럼 통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글로벌을 휩쓴 '괴물 신예'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드라이버스 라이센스'도 틱톡에서 이별담 챌린지 BGM으로 신드롬급 인기를 모으면서, '핫100' 정상을 8번이나 차지했다. 틱톡커 출신의 더 키드 라로이도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바 있다.

K팝 가수들도 틱톡으로 역주행을 경험했다. 지난해 블랙핑크 리사의 '머니'는 틱톡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패러디 영상의 BGM으로 사용된 이후, 발매 두 달 만에 '핫100'에서 2주 연속 차트인했다. 이뿐만 아니라,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5위, 영국 오피셜 싱글 '톱 100' 8주 연속 차트인 등 다양한 기록을 썼다. 이에 힘입어 지난 21일부터 '머니'가 실린 리사의 첫 솔로 음반 '라리사'는 한정판 골드 LP도 판매한다.

이같은 틱톡의 '보이지 않는 힘'은 방탄소년단의 파급력을 만나 더욱 거세졌다. 멤버 지민이 최근 서울 콘서트에서 선보인 프리스타일 댄스가 틱톡에서 따라 하기 열풍을 일으켰고, 이 영상의 BGM으로 사용된 미국 프로듀서 쥬시 J의 '싱킹 위드 마이 D**k'은 최신자 빌보드 '핫100'에서 37위를 기록했다. 2013년 발표된 이 노래가 약 9년 만에 역주행을 일으킨 것. 이는 단순 프리스타일 댄스도 화제를 모으는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파워는 물론, 틱톡의 음악 영향도도 짐작하게 한다.


블랙핑크 리사(왼쪽), 방탄소년단 지민. 스포츠조선DB
국내 음악 시장에서도 틱톡의 파장은 이어진다. '오하요 마이 나이트'로 멜론을 장악한 래퍼 디핵도 틱톡이 발굴한 새로운 음원강자다. 가온차트가 분석한 '오하요 마이 나이트'의 틱톡 이용량과 스트리밍 이용량 추이 비교에 따르면, 틱톡에서 '오하요 마이 나이트' 음원이 포함된 영상이 플레이한 횟수가 증가한 이후부터 스트리밍 이용량도 완만한 상승 공선을 그리며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이처럼 틱톡이 음원 시장에 의미 있는 플랫폼이라는 것은 더이상 재론할 여지가 없다. 과거에는 발표와 동시에 곧바로 1위를 차지하는 '핫샷 데뷔'가 보편적이었다면, 이제는 틱톡을 통해 조명된 예전 곡들이 차트 상위권으로 올라오는 공식이 통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배경에 대해 MZ세대들이 틱톡을 많이 이용하고, 숏폼 플랫폼이라는 특성상 노래가 짧은 영상으로 여러 번 노출된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또 음원 다운로드 횟수 중복을 집계하지 않고 음원 스트리밍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빌보드 집계 방식도 틱톡의 영향력을 키워주고 있다고 짚었다.

틱톡 아시아 음악사업개발 배정현 총괄은 스포츠조선에 "지난 수년간 음악 시장은 소비자 주도의 음악 트렌드, 아티스트와 커뮤니티 간의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한 공동 창작 등 새로운 흐름을 보이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틱톡은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사용자들이 이런 흐름에 더 많이 동참할 수 있도록 소셜 플랫폼을 넘어 다양한 창작과 소비확대를 가능케하는 방향으로 더욱 더 진화해나갈 예정이다"라고 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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