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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트로트 가수 박군이 결혼 발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박군은 최근 8세 연상의 선배 가수 한영과의 결혼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난관이 찾아왔다. 갑작스러운 결혼 발표로 팬들을 배려하지 않았다며 일부 팬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박군 갤러리 측은 갤러리 폐쇄 신청을 ?고, 팬카페 회원수도 감소했다. 일부 팬들은 생일 선물을 환불하고 선물을 하기 위해 모은 돈을 기부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박군 팬덤의 특수성이 작용했다. 박군 팬들은 '가수 박군'보다는 '안쓰러운 아들' '효자 아들' 캐릭터에 더 깊게 감정이입을 해왔다.
박군은 어릴 때 부모의 이혼으로 생활고를 겪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고, 어머니의 암 투병 간호를 위해 꿈을 모두 접고 특전사 생활을 하는 등 짠한 개인사와 착한 마음씨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바 있다.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힘든 시간을 보내왔던 그가 어머니의 사망 후 오랜 시간 꿈꿔왔던 가수의 길을 걷게 되면서 팬들은 뜨거운 응원과 흔들림 없는 지지를 보내왔다. 여기에 SBS '미운우리새끼' 등을 통해 지인의 집에 얹혀 살다 겨우 독립한 탓에 넉넉하지 못한 살림살이까지 공개되면서 팬들은 생필품과 음식 등을 조공하는 등 그야말로 '부모의 마음'으로 박군을 챙겼다. 그런 그가 방송을 통해 먼저 결혼 소식을 전하면서 팬들은 자식의 결혼 소식을 뒤늦게 알았다는 식의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게 된 것.
하지만 박군도 행복해질 권리는 있다. 특히 한영은 지난해 박군이 성추행 및 가스라이팅 의혹 등으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연예계 선배로서, 조력자로서, 연인으로서 옆자리를 든든히 지켰던 인물. 오랜 시간 외롭게 살아왔던 박군에게는 천생연분인 셈이다. 팬들의 '입덕'과 '탈덕'은 물론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이제는 '짠내 아들'에서 '사랑꾼'으로 거듭날 박군의 2막을 응원해줘도 좋지 않을까. 전무후무한 결혼 논란이 유독 안타깝게 다가온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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