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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섹시함 가득한 서인국, 끝내줘"…김홍선 감독이 밝힌 '늑대사냥'→WME 계약의 모든 것 (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2-09-21 11:23 | 최종수정 2022-09-21 12:0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의 쿠엔틴 타란티노의 탄생이다. 김홍선(46) 감독이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과감하고 신선한 시도로 가을 극장가에 강력한 원펀치를 날렸다.

하드보일드 액션 영화 '늑대사냥'(콘텐츠지·영화사 채움 제작)으로 '변신'(19) 이후 3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김홍선 감독. 그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늑대사냥'을 연출하게 된 계기부터 작품에 쏟은 애정을 모두 털어놨다.

'늑대사냥'은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향하는 범죄자 호송선 프론티어 타이탄호 안에서 범죄자들과 그들을 관리하는 경찰팀이 극한의 상황에 맞닥뜨리면서 펼치는 서바이벌 액션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공모자들'(12)을 시작으로 '기술자들'(14) '변신'(19) 등을 통해 '장르 영화 마스터'로 거듭난 김홍선 감독의 신작으로 한국 영화 사상 가장 강렬하고 파격적인 장르물로 오늘(21일) 관객을 찾았다.

인간 본성을 깊게 파고든 스트레이트한 스토리와 전개는 물론, 날것의 파괴적인 액션까지 더한 '늑대사냥'은 지금껏 본 적 없는 하드보일드의 끝판왕으로 호평을 얻고 있는 중. 실제 여객선 한 대와 벌크선 한 대를 구해 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교도소 프론티어 타이탄호를 완벽히 구현해낸 김홍선 감독은 압도적인 스케일로 '늑대사냥'만의 세계관을 펼치며 새로운 인생작을 완성했다.


이날 김홍선 감독은 "'늑대사냥'은 당연히 관객에게 호불호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불호보다는 호가 많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극장은 폐업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그 빈자리를 OTT가 들어와서 세계를 확장했고 관객도 극장을 떠나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게 됐다. 덩달아 전 세계 다양한 장르, 캐릭터를 보게 되고 표현 수위 역시 다양하게 접할 수 있게 됐다. 자연스럽게 관객들의 수위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표현을 세게 하더라도 한국 관객이 이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늑대사냥'은 자극적이라기 보다는 확실한 비주얼을 보여주고 싶었다. 관객이 굳이 극장까지 와서 영화를 찾게 만들려면 OTT와 차별화를 분명히 줘야 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이 '늑대사냥'이라고 생각했다. '늑대사냥'은 한국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지만 해외에서 높은 수위의 등급을 받지 않았다. 프랑스에서는 12세 미만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고 미국에서는 R등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이런 장르를 좋아해 자료도 많이 봤다.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이송하는 기사를 보고 기획하게 됐는데 우리 스토리만 듣고 '콘 에어'(97, 사이먼 웨스트 감독) 같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실제로 처음 '늑대사냥' 트리트먼트는 전형적인 범죄물이었다. 그래서 변형하고 싶었다. 뭔가 더 진하게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연출 계기를 전했다.

일반 관객으로부터 '감독이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렇게 센 수위 영화를 만들었나?'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늑대사냥'. 김홍선 감독은 "어떤 삶을 살았냐는 반응을 나도 봤다. 예전에 '공모자들' 같은 현실 반영 범죄 스릴러를 만들 때 관객이 특히 더 와닿고 무섭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지금은 '공모자들' 수위 이상의 작품이 이미 많이 나오고 있다"며 "'늑대사냥'도 장르적으로 SF가 들어가 있고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는 느낌을 주려고 했기 때문에 수위적으로 높아진 부분이 있다. 막상 영화를 본다면 그렇게까지 세게 느끼시지 않을 것 같다. 영화로만 본다면 현실적인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관객이 영화적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곱씹었다.


김홍선 감독은 극 중 반란을 주도하는 일급 살인 인터폴 수배자 박종두 역의 서인국과 호흡도 특별하게 여겼다. 그는 "OCN 드라마 '38 사기동대'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한다. 실제로 굿즈까지 살 정도로 팬이었다. 늘 서인국과 언제 한 번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며 "서인국은 엄청난 섹시함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했다. '늑대사냥'을 제안하고 내 사무실에 서인국이 들어오는데 사무실 전체가 그 친구의 섹시함이 가득 찼다. 진짜 종두 캐릭터에 완전 잘 맞았다. 다행히 서인국도 '늑대사냥' 시나리오를 너무 좋아해서 같이 하게 됐다. 물론 첫 촬영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역할인 만큼 서인국 역시 약간 주저하는 느낌이 있더라. 그동안 드라마를 하면서 눈빛을 자제해왔는데 그게 첫 촬영 때는 안 나오더라. 하지만 이내 봉인이 해제됐고 정말 끝내주게 연기했다"고 찬사를 쏟아냈다.



이러한 '늑대사냥'은 국내에 앞서 해외에서 먼저 그 진가를 인정받으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제47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부문에 공식 초청된 '늑대사냥'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진행된 월드 프리미어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고 이후 외신으로부터 "지금껏 이런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거친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 "한국 장르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다" 등의 극찬을 받았다.

여기에 김홍선 감독은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인 WME(William morris endeavor)와 계약해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WME는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루노 마스, 아델 등이 거쳐 간 대형 에이전시며 현재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리들리 스콧 감독 등이 소속되어 있는 북미 최대 규모의 에이전시다. 한국에서는 싸이, 이병헌, 비와 더불어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이 소속되어 있고 특히나 이번 김홍선 감독의 계약은 봉준호 감독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한국 감독 계약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글로벌 영화감독의 탄생을 예고했다.

김홍선 감독은 이와 관련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늑대사냥'으로 토론토영화제에 초청이 됐고 그곳에서 프로그래머 피터가 영화를 정말 잘 봤더라. 토론토영화제에 WME 에이전트가 와있었고 그들 역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봤다. '늑대사냥' 공개 전부터 나와 가볍게 미팅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외 배급사 통해 들었는데 실제 만난 건 토론토영화제가 처음이다. 내가 토론토영화제 참석한다는 소식에 WME가 계약 결정권자도 토론토로 왔고 이후 토론토에서 미팅을 4번 정도 했다. 원래 아티스트와 계약이 3달 정도 걸리는데 나는 굉장히 빨리 계약이 성사된 케이스다. 그래서 아직도 어리둥절하다"고 웃었다.

그는 "토론토영화제에서 반응이 정말 좋았다. 수위가 있는 영화를 본 게 해외 관객에게 통한 것 같고 장르를 섞은 것 역시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WME 계약으로 실제로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프랜차이즈 영화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은 내가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한국 프로덕션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WME 계약으로 해외 배우들을 우리 영화에 캐스팅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쁘다. 내게 꿈 같은 제안이다"고 덧붙였다.


'늑대사냥'은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상황 속,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을 다룬 작품이다. 서인국, 장동윤, 최귀화, 성동일 등이 출연하고 '공모자들' '기술자들' '변신'의 김홍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늘(21일) 개봉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CO더콘텐츠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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