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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의 쿠엔틴 타란티노의 탄생이다. 김홍선(46) 감독이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는 과감하고 신선한 시도로 가을 극장가에 강력한 원펀치를 날렸다.
인간 본성을 깊게 파고든 스트레이트한 스토리와 전개는 물론, 날것의 파괴적인 액션까지 더한 '늑대사냥'은 지금껏 본 적 없는 하드보일드의 끝판왕으로 호평을 얻고 있는 중. 실제 여객선 한 대와 벌크선 한 대를 구해 태평양 한가운데 떠 있는 교도소 프론티어 타이탄호를 완벽히 구현해낸 김홍선 감독은 압도적인 스케일로 '늑대사냥'만의 세계관을 펼치며 새로운 인생작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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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관객으로부터 '감독이 어떤 삶을 살았기에 이렇게 센 수위 영화를 만들었나?'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늑대사냥'. 김홍선 감독은 "어떤 삶을 살았냐는 반응을 나도 봤다. 예전에 '공모자들' 같은 현실 반영 범죄 스릴러를 만들 때 관객이 특히 더 와닿고 무섭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지금은 '공모자들' 수위 이상의 작품이 이미 많이 나오고 있다"며 "'늑대사냥'도 장르적으로 SF가 들어가 있고 꼭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는 느낌을 주려고 했기 때문에 수위적으로 높아진 부분이 있다. 막상 영화를 본다면 그렇게까지 세게 느끼시지 않을 것 같다. 영화로만 본다면 현실적인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관객이 영화적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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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늑대사냥'은 국내에 앞서 해외에서 먼저 그 진가를 인정받으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제47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부문에 공식 초청된 '늑대사냥'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진행된 월드 프리미어 스크리닝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고 이후 외신으로부터 "지금껏 이런 영화를 본 적이 없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거친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 "한국 장르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다" 등의 극찬을 받았다.
여기에 김홍선 감독은 할리우드 유명 에이전시인 WME(William morris endeavor)와 계약해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WME는 저스틴 팀버레이크, 브루노 마스, 아델 등이 거쳐 간 대형 에이전시며 현재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리들리 스콧 감독 등이 소속되어 있는 북미 최대 규모의 에이전시다. 한국에서는 싸이, 이병헌, 비와 더불어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이 소속되어 있고 특히나 이번 김홍선 감독의 계약은 봉준호 감독 이후 8년 만에 이뤄진 한국 감독 계약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글로벌 영화감독의 탄생을 예고했다.
김홍선 감독은 이와 관련해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늑대사냥'으로 토론토영화제에 초청이 됐고 그곳에서 프로그래머 피터가 영화를 정말 잘 봤더라. 토론토영화제에 WME 에이전트가 와있었고 그들 역시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봤다. '늑대사냥' 공개 전부터 나와 가볍게 미팅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외 배급사 통해 들었는데 실제 만난 건 토론토영화제가 처음이다. 내가 토론토영화제 참석한다는 소식에 WME가 계약 결정권자도 토론토로 왔고 이후 토론토에서 미팅을 4번 정도 했다. 원래 아티스트와 계약이 3달 정도 걸리는데 나는 굉장히 빨리 계약이 성사된 케이스다. 그래서 아직도 어리둥절하다"고 웃었다.
그는 "토론토영화제에서 반응이 정말 좋았다. 수위가 있는 영화를 본 게 해외 관객에게 통한 것 같고 장르를 섞은 것 역시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며 "WME 계약으로 실제로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에서 제작되는 프랜차이즈 영화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은 내가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한국 프로덕션으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WME 계약으로 해외 배우들을 우리 영화에 캐스팅할 기회가 생긴 것 같아 기쁘다. 내게 꿈 같은 제안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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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CO더콘텐츠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