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③] '굿잡' 정일우 "'하이킥' 윤호 이미지 감사..이젠 악역하고 싶어요"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9-29 08:32 | 최종수정 2022-09-29 08:33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정일우가 '열일'의 이유를 털어놨다.

정일우는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ENA 수목드라마 '굿잡'(김정애 권희경 극본, 강민구 김성진 연출)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금의 정일우를 있게 만들었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다. 여전히 '하이킥' 속 윤호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는 상태지만, 정일우는 이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기도. 정일우는 "그게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배우가 대표작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감사한 일이고,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고 성장해나가려는 노력이 있다. 그렇다고 정일우가 하루 아침에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잖나. 저에게 또 대표작이 될 수 있는 작품을 찾으려고 하고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노력도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정일우는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부터 항상 같은 캐릭터는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그 이후에도 사극을 도전하고 계속 변주를 주면서 작품 선택을 했던 것 같은데, 항상 모든 캐릭터가 새롭겠지만, 저와 많이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려 하고, 작품을 선택할 때는 대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 외에는 감독님도 중요하고, 같이 하는 배우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캐릭터와 책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최근엔 악역에 대한 갈증도 생겼다. 정일우는 "해보고 싶다. 다음 작품을 뭘 해보고 싶을지 곰곰이 생각할 때 '악역을 해볼 타이밍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바로 다음 작품은 아니더라도 마흔 전에는 악역을 해서 이미지 변신을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앞으로 4년 남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동안 악역 제안은 전무했다고. 정일우는 "악역 제안은 없었다. 웃는 얼굴이 변하는 게 더 반전이 있지 않을까 싶긴 하다. 극단적으로 바뀌어야 대중들은 '캐릭터가 확 변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저도 나름대로 열심히 변화를 준다고 생각하며 연기했지만 아직 크게 변화가 됐다고 못 느끼시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이번 영화('고속도로 가족')는 제가 좀 많이 변화를 줬다. 11월 초에 개봉하는데,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이 됐기 때문에,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싶다"며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다니려고 한다. 악역 하고 싶다고"라고 말했다.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사진=9아토엔터테인먼트, 제이원인터네셔널컴퍼니 제공
정일우는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며 발전해나가는 타입. 그는 "저는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최대한 풀어지려고 하지만, 일할 때는 정신줄을 다잡고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특히 사극을 촬영할 때는 고립된 상황에 자신을 놓고, 대본과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그 상황에서의 연기에 흥미를 느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일우는 "연기는 항상 부족한 것 같고,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같다. 항상 목말라 있다"고 했다.

2006년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데뷔한 이후 16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정일우는 이를 돌아보며 "20대 때 더 많이 깨지고 힘들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사실 이 일을 하면서 많이 아파도 봤고, 배신도 당해봤고, 상처도 받으며 더 단단해진 것 같은데, 20대 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은 작품을 했다면, 더 좋은 배우가 되어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항상 있었다. 그래서 30대는 쉬지 않고 일하자고 생각해서 쉬지 않고 하는데, 그러다 보면 40대 때는 더 좋은 배우가 되어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정일우는 "20대 때 1년 반, 2년 가까이 작품이 안 들어오던 때도 있었고, 그런 간절함이 뭔지를 아는 것 같다. 그래서 사실 작품을 선택할 때 '이 작품이 안되면 어떨까' 이런 걱정보다는 '이 캐릭터를 어떻게 잘 소화할 수 있을까'에 포커스를 맞추고 고민하는 편인 것 같다. 찾아주심에 너무 감사하고, 이렇게 일할 수 있을 때 일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 또 저를 찾아주실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연극도 하고 드라마도 하고 영화도 하면서 다양한 매체에서 다양한 장르로 계속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굿잡'은 재벌과 탐정 이중생활을 오가는 초재벌 탐정 은선우(정일우)와 푸어우먼 돈세라(권유리)가 만나 펼치는 로맨틱 탐정 수사를 그린 작품으로, 정일우와 권유리가 2020년 작품인 MBN '보쌈'의 성공 이후 곧바로 재회한 작품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두 사람의 더 깊어진 로맨스가 '보쌈'에 이은 '환생 커플'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고, 이에 힘입어 ENA 채널에서 시청률이 3.2%(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넘을 정도로 주목받았다.

한편 정일우는 '굿잡' 이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고속도로 가족'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며, 이후 11월 개봉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