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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최초의 쌍천만 신화를 쓴 충무로 최고의 흥행 킹, 윤제균(53) 감독이 뜨거운 진정성과 사명감을 가슴 가득 품고 8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코레아 우라(Korea ura, 대한민국 만세)' 정신으로 버틴 그의 도전이 12월 마지막 극장가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할 전망이다.
특히 '영웅'은 1132만명을 동원한 '해운대'(09), 1426만명을 모은 '국제시장'으로 한국 영화 감독 최초 쌍천만 흥행 기록을 세운 충무로 '흥행 킹' 윤제균 감독이 사활을 건 신작으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8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윤제균 감독은 안중근 의사에 대한 철저한 자료 조사를 토대로 작품을 고증, 안중근 의사와 독립투사의 뜨거운 순간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충무로 대표 감독의 품격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한국적 소재를 바탕으로 탁월한 연출력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선보여온 윤제균 감독은 이번 '영웅'에서도 남녀불문 세대를 초월하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며 또다시 한국 영화사(史)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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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웅'을 향한 확고한 신뢰와 자신감도 있었다. 윤제균 감독은 "이번 작품은 목표가 명확했다. 첫 번째 뮤지컬 원작 공연을 본 사람들이 '영웅'을 보고 절대 실망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것과 두 번째 'K-콘텐츠'가 세계적인 유행인 이 시기에 '영웅'을 꺼냈을 때 한국 감독의 한 명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K-콘텐츠'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웅'은 정말 촬영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영웅'의 호평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도 고백했다. 윤제균 감독은 "원작 뮤지컬 연출자이자 제작자인 윤호진 감독에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영화를 만들면서 그분에게 폐가 되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는데 다행인지 그분의 평가가 너무 좋았다. 많은 신에서 울컥했고 영화도 원작만큼 잘 구현된 것 같다는 칭찬에 너무 기뻤다"고 만족감을 전했다.
시사회 이후 '한국의 '레미제라블'(12, 톰 후퍼 감독) 탄생'이라는 평가도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윤제균 감독은 "만약 그런 호평을 듣는다면 감독으로서 너무 영광일 것 같다. '영웅'은 '레미제라블'과 비교하자면 절반의 비슷함이 있고 절반의 다름이 있다고 생각한다. 절반의 비슷함은 두 작품 모두 현장 라이브를 영화로 완벽히 담아냈다는 것이다. 또 절반의 새로움은 '레미제라블'의 경우 대사까지 노래로 표현했다면 '영웅'은 노래와 대사를 구분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대사로 노래를 만들 때 관객의 감정 이입이 쉽지 않다는 리스크가 있었고 그래서 우리는 대사와 노래의 비중을 분배해 영화에 녹이려고 했다"며 "'영웅'을 만들면서 레퍼런스를 삼은 작품에 대해 많은 사람이 '레미제라블'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사실 내가 레퍼런스를 삼은 작품은 '어둠 속의 댄서'(01, 라스 폰 트리에 감독)다.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오열을 하면서 봤다. 내게 정말 많은 영감을 준 작품이었고 '영웅'을 만들기까지 많은 영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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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가 그동안 20여년간 영화를 만든 것 중에 가장 많은 롱테이크 기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컷과 컷을 연결해 만들 수도 있었지만 주인공들의 미세한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이번 작품에서 내게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기도 했다. 특히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며 연기를 할 때 감정선이 끊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롱테이크 기법이 필요했다"며 "아마 영화를 보면 흔히 말해 선수들은 알 것이다. 전 세계 '영웅'을 내놨을 때 '이 영화는 한국에서 최고로 잘 만든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라고 평가받고 싶어 더욱 공을 많이 들였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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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웅'의 안중근은 실력이 가장 중요했다. 이 세상에서 정성화 보다 잘할 수 있는 배우가 있나? 단언컨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반대로 정성화가 '영웅' 출연을 고사하면 어쩌나 싶었다. 만약 거절한다면 집에 찾아가 무릎을 꿇고 설득하려고 했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 우려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충분히 설득이 가능했다. '영웅'에 정성화가 안 된다면 작품 자체를 엎을 계획까지 세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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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SF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경쟁 역시 "'아바타2'는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도 그 영화 못지않게 시청각의 향연이라고 자부한다. '영웅'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며 '영웅'은 가슴으로 뜨거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뮤지컬 영화다. 정성화, 김고은, 나문희, 조재윤, 배정남, 이현우, 박진주 등이 가세했고 '해운대'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