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소)진동기 순양금융그룹 회장 취임(취).
조한철 역시 진동기를 연기하면서, 둘째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실제 형제 중 막내라는 그는 "둘째라는 것에 집중했다. 예전에 본 영상에서 성격을 구축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형제관계라고 하더라. 그 영상에서 둘째 성격이 재밌게 묘사됐더라. 정체성이 흔들리고, 맨날 눈치 보고. 저는 둘째는 아니고 셋째로 막내이긴 한데, 막내가 받는 서러움이 확실히 있다"며 웃었다.
스타일링 또한 캐릭터가 둘째이기에 나온 결과물이다. 극에서 진동기가 늘 스리피스 슈트를 차려입고 나오는 것에 "그것도 둘째의 특성인 것 같다. 보여지고 싶고 존재감을 나타내고 싶어 하니까. 이번에 개인 스타일리스트가 아니라 톤을 맞추기 위해 드라마 전체 팀에서 의상을 준비해주셨는데, 의상팀도 동기한테 색감을 다양하게 써주시는 등 욕심을 내주셨다. 정장에서는 벗어나기는 힘들지만, 시대반영도 우선적이었던 것 같다."
|
"그 장면 촬영할 때가 캐릭터한테 애정이 충분했을 때다. 동기가 되게 안쓰러웠다. 대본을 봤을 때 '아 어떻게 만들어 볼 거야'라는 욕심보다는 약간 울컥하기도 하더라. 물론 부담도 됐다. 시원하게 한 번 제대로 터트리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그래서 더 문을 확 열고 들어가고, 애드리브도 했다. 원래 대본에는 없었던 것인데 말리는 형한테 '가만히 있어'라고 한다. 여기서 아주 동기가 휘어잡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그 와중에 아버지가 버럭하시니 깨갱거리더라(웃음). 그것도 촬영하면서 만들어졌다. 준비할 때는 여태껏 쌓인 한을 풀려고 했는데, 결국 깨갱거리는 모습이 동기 같다고 생각했다. 눈칫밥 먹는 만큼, 아버지에게 공격보다는 서러움을 토로해낸 쪽이다."
이러한 진동기의 면모가 뜻밖의 웃음을 주기도 했다. 악역이라 할 수 있지만 다소 코믹한 부분을 더해,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작품에 환기를 시켜준 셈이다. "감독님께서 진동기가 웃기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재밌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저도 전작 '빈센조', '갯마을 차차차' 할 때는 웃음이 터졌으면 하는 욕심을 가지고 했는데, '재벌집 막내아들'은 그런 의도로 한 것은 아니다. 눈칫밥 먹는 서러움에 집중해서 그랬던 것 같다. 또 백상무에게 사주팔자 의지하는 것도 그렇고. 그게 재밌는 포인트였다."
|
'빈센조'에서도 코믹스럽지만 악역이었던 그는 "'빈센조'는 장르가 코미디고, 역할이 악인들 중에 가벼운 인물이었다. 그래서 코믹한 느낌을 살리려고 했었다. 어쩔 때는 너무 욕심을 내서 웃기려는 의도가 들킬 때도 있다. 그렇게 티가 나면 별로더라(웃음). '재벌집 막내아들'은 코미디와 상관없이, 조금 더 믿을 수 있고 사실적이게 신경 쓴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악역을 어떻게 차별점을 둘 지에도 궁금증이 생겼다. 그러나 조한철은 뜻밖의 답을 내놨다. "배우들이 간혹 그런 생각을 하더라. 비슷한 캐릭터를 작년에도 했는데, 올해도 하니까 두 캐릭터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다르게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본에서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본다. 사실 A드라마의 모습을 보고 그게 필요해서 B드라마에 캐스팅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그걸 다르게 하려고 하는 것은 배우의 욕심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드라마에 방해되니 좋은 태도가 아닌 것 같다."
배우 개인의 욕심보다는 작품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기 인생 24년 차 내공이 엿보이는 답변으로 조한철의 연기 진정성도 느껴졌다. 그러면서 덩달아 조한철이 작품 보는 기준에도 질문이 이어졌다. "제가 연기 욕심이 나면 된다. 매번 그게 다른데, 많이 나오는지 적게 나오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이 사람만의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그 얘기에 흥미를 느끼면, 하는 것 같다. 조연을 많이 하다 보니 소모적으로 그려지면 아무래도 조금 꺼려지더라. 잠깐 나오더라도 이 사람의 전사가 유추될 수 있었으면 한다."
지나온 연기 인생과 앞으로에 대해서는 "'많이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되도록이면 과거나 미래를 안 보려고 한다. 스트레스 받으니 하는 것에 제일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사실 남들만큼 과거에 매어있기도 하고 미래를 꿈꾸면서 살기도 하는데, 이제는 현재 작업에 집중하려고 한다. 다만 과거에 색채가 뚜렷한 배우가 됐으면 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다."
|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