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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조폭 전문 배우' 김진형이 은퇴한 이유를 밝혔다.
"희망고문이다. 언젠간 일이 들어오겠지 했는 데 한계가 오더라"라 한 김진형은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았다. 경남 거창에 한 시골마을에서 포착된 김진형은 귀농해 마을 사람들을 돕고 산 지 6년이 됐다고.
매일 아침 사륜기를 타고 출근하는 김진형은 마을의 고물상으로 향했다. 김진형은 쓰레기로 보이는 고물을 보며 "이게 다 돈이다"라고 여기저기 찾아댔다. 그러다 고철을 찾은 김진형은 "돈이다"라며 반가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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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덩치와 인상으로 '조폭 전문 배우'가 된 김진형은 "한창 조폭 연기할 때는 길 가다 불심검문도 받았다. TV에서 봤는지 모르지만 수배전단에서 봤나 싶은 거다. 얼굴이 익숙하니까. 그리고 주변에서 싸움 나면 제가 일으킨 줄 알고 오해도 받았다"라 털어놓았다. 얼굴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보단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고.
모든 소식과 소문의 집결지 마을회관에 간 김진형. 아버지는 "우리 아들 장가보내야 하는데 어디 아가씨 없냐"라며 주변인들에게 물었다. 김진형은 "꼭 거기서 항상 장가보내야 한다고 하신다. 동네 창피하게. 결혼 얘기는 좀 그렇다"라며 자리를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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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은 "제 캐릭터가 고정적이다 보니까 일을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더라. 언젠간 일 들어오겠지 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저도 이제 먹고살아야 되겠고 그래서 사업을 시작했다"라며 고깃집 막걸리집 노래방 등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사업을 하면서 투자도 했는데 이 사람들끼리 알아서 도망을 가버린 거다. 근데 문제는 제 지분과 이름이 있으니까 차압 딱지가 제게 날아왔다. 제가 음식점을 했는데 빨간 딱지가 왔다. 그런 일이 터지니까 사람이 무섭더라 손님이 오는데 말을 걸면 겁이 났다. 그냥 집을 나가지 않았다"라 아픈 과거를 회상했다. 결국 그에게 남은 건 사람에 대한 깊은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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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형은 홀로 두 번째 아지트인 포차에 향했다. 귀농한 후 45kg가 빠졌지만 김진형은 아직 외모 자신감이 없었다. 김진형은 "아무래도 겉모습을 따지는 분들이 많다. 제가 원하는 조건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가족에게 잘하는 거 하나뿐인데 상대되는 여자분들은 마음이 다르니까"라 한숨 쉬었다.
외출 준비에 한창인 김진형은 꽃단장을 했다. 그는 "오늘 아는 지인께서 소개팅을 주선해 주셔서 오래간만에 때 빼고 광을 냈다"라며 미소 지었다. 소개팅 상대는 86년생, 김진형은 82년생이었다.
김진형은 "어차피 내 첫인상 보고 놀라고 갈 거다 라 생각했는데 말을 잘 받아주셔서 감사하다. 좋게 봐주시면 다행이다. 솔직히 아까 '술 마시러 가야 하나? 말이 잘 통하니까'라 생각했다"라 했지만 상대는 술을 못 마신다고. 김진형은 "저는 좋았는데 여러 번 다니다 보니까 상대방으로 예의상으로 하는 말들이 보인다. 근데 전 최선을 다했다. 시간이 답이다"라 마무리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