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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찾아온다고 했던가. 배우 진선규가 가장 적절한 시기에 영화 '카운트'를 만나게 됐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카운트'는 88 서울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 선수의 일화를 모티프로 한 작품이다. 금메달 출신 체육 교사가 오합지졸 제자들을 만나 세상을 향해 유쾌한 한 방을 날리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지난 2010년 영화 '해결사'의 메가폰을 잡았던 권혁재 감독이 13년 만에 신작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데뷔 이래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진선규는 일명 '미친개' 선생 시헌 역을 맡아 특유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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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헌과 주변 인물의 관계성은 현실에 마치 있을 법해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집안 환경이 유복한 학생에 억울하게 금메달을 빼앗긴 제자 윤우에게는 말대신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선수 시절부터 뒷바라지해 준 아내 일선(오나라)에겐 무뚝뚝해 보여도 알고 보면 순수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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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무명 생활 끝에 빛을 보게 된 진선규는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정신을 갖춘 배우라는 걸 이미 충분히 입증해 온 바다. 그래서 어쩌면 진선규가 그려낸 시헌이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영화 '범죄도시'(2017)를 계기로 신스틸러로 주목을 받기 전까지는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와야 했다. 이 가운데 20년 만에 '카운트'에서 재회한 배우 오나라는 진선규와 함께 공연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진심으로 잘 돼서 기쁘다. 아무리 잘 돼도 배 아프지 않은 배우"라고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카운트' 시나리오 속 시헌은 진선규가 배우가 되기 이전에 꿈꿔왔던 인물이다. 그의 어린 시절 장래희망이 체육교사였고, 고향인 경상남도 진해에서 영화 촬영을 진행했기 때문. 여러 요소들이 운명처럼 딱 맞아떨어지자 권 감독은 "진선규라는 천군만마를 얻었다"며 감격을 표했다. 탄탄한 연기력뿐만 아니라 작품의 스토리텔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낸 진선규는 많은 이들과 응원과 축하 속에 첫 단독 주연작 '카운트' 개봉을 앞두게 됐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