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인터뷰] "성장하면서 더 단단해졌다"…신예 정수빈, 운명처럼 만난 '트롤리' (종합)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3-02-16 10:57 | 최종수정 2023-02-17 07:43


[SC인터뷰] "성장하면서 더 단단해졌다"…신예 정수빈, 운명처럼 만난 …
배우 정수빈이 6일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2.06/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정수빈이 '트롤리'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지난 14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류보리 극본, 김문교 연출)에서 김현주(김혜주), 남중도(박희순) 부부에 찾아온 미스터리한 소녀 김수빈을 연기한 그는 캐릭터의 복잡 미묘한 감정선을 그려내며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정수빈은"배우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트롤리' 수빈 같은 캐릭터를 언젠가 한번 만날 일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제 예상보다 더 빨리 만나게 됐다.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게 돼 영광스러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정수빈에 주어진 시간은 겨우 1~2주 남짓 정도였고 작품을 준비하기엔 상당히 촉박한 시간이었다. 앞서 배우 김새론이 김수빈 역에 캐스팅됐으나, 음주운전 논란으로 하차하게 되면서 이 자리에 정수빈이 대체 투입됐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따뜻한 격려를 보내주신 선배 배우들과 스태프들 덕분에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감독님이 최종 미팅 자리에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괜찮겠냐'고 여쭤보시더라. 저뿐만 아니라 그 어떤 배우라도 수빈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있어 주어진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미팅을 끝내고 차에 타자마자 '같이 해보자'고 연락 주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수빈이를 응원해 주셔서 그 믿음에 꼭 보답하고 싶었다."


[SC인터뷰] "성장하면서 더 단단해졌다"…신예 정수빈, 운명처럼 만난 …
사진 제공=SBS
극 중 유산의 아픔을 겪은 김수빈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산부인과를 직접 찾아가 자문을 구했을 정도로 작품에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수빈은 "수빈이라는 캐릭터가 의문의 불청객이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 서툴지만 알게 모르게 따뜻함이 내재돼 있다. 하지만 혜주(김현주)에겐 충분히 불편함을 줄 수 있고 적대감을 느끼게 하다 보니 '과연 저 집에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혜주가 수빈이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연민을 느끼게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수빈은 "수빈이가 갈 곳이 없어 10년 만에 친엄마(배해선)에 찾아갔는데 이미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다른 딸에 사랑을 주고 있지 않았나. 내심 엄마가 먼저 찾아주길 바랐는데 차갑게 대하는 걸 보고 마지막 동아줄 놓친 느낌이지 않을까 했다. 이 장면을 연기하면서 (수빈이가) 엄마에 사랑을 받지 못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생겼다. 그 장면을 보고 저희 어머니도 인상 깊게 봤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회상했다.


[SC인터뷰] "성장하면서 더 단단해졌다"…신예 정수빈, 운명처럼 만난 …
배우 정수빈이 6일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2.06/
또 캐릭터에 매력을 느낀 점에 대해선 "수빈이는 비가 내릴 때 혼자 숨어있는 아기 고양이 같다. 처음엔 낯선 사람들의 손길을 대하기 어려워 할퀴기도 하고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저희 드라마에서도 비 내리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지듯이 수빈이도 타인의 선한 마음을 점점 더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작품 초반엔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선택을 내렸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캐릭터"라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SC인터뷰] "성장하면서 더 단단해졌다"…신예 정수빈, 운명처럼 만난 …
배우 정수빈이 6일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02.06/

정수빈은 지난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너와 나의 경찰수업'과 '3인칭 복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 SBS 드라마 '트롤리' 등에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왔다. 그는 "작품마다 촬영 현장 분위기가 다 다르다 보니 힘들다고 느껴지기보다는 오히려 재밌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느낀 배우라는 직업이 가장 좋은 점은 다른 분들의 삶을 잠시나마 살아볼 수 있다는 거다. 다양한 아픔들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저 역시 성장하고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운명적으로 연기의 길을 택한 그는 "여러 캐릭터의 인생을 살아보면서 제가 가지고 있던 힘듬도 훌훌 털어버리게 됐다. 작품을 통해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많은 분들에 제 진정성이 닿을 수 있도록 투명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