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방송인 샘오취리가 끝내 사과했다. 샘오취리는 "3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그 게시물'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2020년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 21일 방송한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서 오취리는 "오늘 이야기 하기 전에 사과를 하고 싶다. 그동안 나를 좋아해주고, 나를 엄청 사랑해주신 분들께 실망도 드리고, 내 실수로 인해서 고생하신 분들이 있어서 그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관짝소년단' 패러디를 한 친구들 생각을 못했다. 얼굴도 가리지 않았고 일부러 비하하는 의도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 부분을 제대로 생각 못했다. 그때 사과문을 써서 올렸지만 사람들이 더 화났다"며 "사과문을 올렸을 때 반응이 안 좋아서 제대로 사과해야겠다 생각했는데 또 한편으로는 말을 잘못했다가 괜히 오해 받을까봐 주변 사람들이 차라리 조용히 있으라더라. 그러다 일이 커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갔다면 어떤식으로 사과할것 같나"라는 MC 장영란의 질문에 오취리는 "일단 (그 게시글을) 안 올렸을거다. SNS는 글이지 않나. 조금만 감정 이입을 하면 이상한 방향으로 틀어버릴 수 있다. 거기서 생각이 짧았다. 올렸어도 바로 올린 걸로 인해 잘못을 확실히 짚어서 사과했을거다. 그리고 그 친구들한테 미안하다고 연락 했을거다"고 후회했다.
|
유명인이 논쟁이 될 만한 행동이나 발언을 했을 때 SNS에서 팔로우를 취소하고 보이콧하는 것이다.
이 방송에서 오취리는 '한국은 캔슬 컬처가 강하다'는 질문에 '매우 동의'를 선택하며 "나는 2년 동안 일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오취리는 "내가 말할 자격이 있다고 느꼈던 것에 대해 언급한 게 그렇게 심하게 거부의 대상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내가 '블랙페이스(blackface)'에 대한 게시물을 올렸을 때 하룻밤 사이에 화제가 됐고, 나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나를 강하게 '캔슬'했고, 뜨거운 감자가 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항상 한국 사람들에 대해 좋게 이야기했는데, 내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말을 하자 그들은 '아니 그럴 수 없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며 "아마도 한국인들은 나의 말이 그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느꼈고, 심지어 나를 지지해준 친구들마저 같이 공격 대상이 될 정도로 아웃시켰다"고 했다.
하지만 대중의 생각은 오취리와 조금 다른 듯하다. 오취리는 줄곧 '자신의 생각은 변함 없지만 대중의 비난을 받으니 사과를 한다'는 투다. 게다가 자신의 잘못에 비해 외국인이라고 과도하게 '캔슬 컬처'에 희생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은 의정부고의 '관짝 소년단' 패러디가 실제로 흑인 비하 인하인가 하는 문제다. 이는 "니가 가라 하와이"의 '니가'라는 표현이 흑인 비하라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의정부고 학생들을 흥에 집중했지만 오취리는 검정 칠을 한 얼굴에만 집중했다.
'캔슬 컬처'를 과도하게 보는 것 역시 문제다. '캔슬 컬처'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한국이 유독 '캔슬컬처'가 심한 것이 아니라 잘못한 것에 대한 반응이 즉각적이라고 해야 옳지 않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