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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초토화된 한국 극장가를 살린건 한국 영화가 아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팬심을 겨냥한 일본의 애니메이션이었다.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쏟아 부어 영상 혁명의 끝을 보인 SF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3040 남성 관객의 꺾이지 않은 '덕심'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 덕분에 위기를 면한 1월 극장이다.
지난해 1월의 경우는 매출액 100억원, 관객 수 100만명 이상을 기록한 영화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존 왓츠 감독) 1편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에는 '아바타2' '더 퍼스트 슬램덩크' '영웅'(윤제균 감독) '교섭'(임순례 감독) 등 4편의 작품이 매출액 100억 원, 관객 수 100만 명 이상을 기록한 덕분에 전년 동월 대비 매출액과 관객 수가 증가했다.
1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449억원으로 전월 대비 15.3%(81억원)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3.9%(229억원) 늘어난 대목도 눈길을 끈다. 1월 한국영화 관객 수는 446만명으로 전월 대비 17.7%(96만명) 줄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96.3%(219만명) 증가했다.
또한 1월 외화 매출액은 791억원으로 전월 대비 24.3%(255억원)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5.8%(456억원) 증가하기도 했다. 1월 외국영화 관객 수는 679만명으로 전월 대비 22.4%(196만명) 줄었으나 전년 동월 대비로는 97.1%(334만명) 늘었다.
지난해 1월의 경우, 전체 영화를 통틀어 흥행작은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이 유일했다. 그런데 올해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아바타2'의 메가 히트와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신기록 돌파를 눈 앞에 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흥행하면서 외국 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설 연휴 전체 매출액은 221억원으로 2022년 설 연휴(2022년 1월 31일~2월 2일, 전체 매출액 80억원, 전체 관객 수 82만명) 대비 174.8%(141억원) 증가에 성공했다. 전체 관객 수는 199만명으로 2022년 설 연휴 대비 143.9%(117 만명) 늘었다.
하지만 2023년 설 연휴 매출액, 관객 수를 코로나19 사태 본격화 이전인 2020년 설 연휴(2020년 1월 24일~26일, 전체 매출액 336억원, 전체 관객 수 372만명)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34.2%(115억원), 관객 수는 46.4%(173만명) 대폭 감소한 모양새로 위기를 보였다.
올해 설 연휴 흥행 1위는 6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교섭'이었지만 이는 2010년 이후 설 연휴 흥행 1위작 중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1~2022년을 제외하면 가장 적은 설 연휴 관객 수 기록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한 한국 영화의 흥행 부진으로 설 연휴 대목 효과가 크지 않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