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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장애 판정을 받은 두 아들을 30년간 독박 육아한 사연이 공개됐다.
아내는 20대 초반에 12살 연상 남편에게 반해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출까지 감행했다. 결혼 후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 둘을 낳았지만, 첫째 아들이 5살 무렵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둘째 아들까지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남편은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가사와 육아를 철저히 회피해버렸고, 이는 온전히 아내의 몫이됐다. 남편은 "초반에 창피했던 게 사실이다. 기분도 안 좋았다. 방황을 좀 했었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남편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육아를 도와주지 않았다. 남편은 자기 취미생활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남들한테 아들이 장애 있다는 걸 말을 안 한다. 아들의 어린시절 운동회에도 한번도 안왔다. 남편은 장애가 있는 자식이 창피해 함께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울면서 사정하면서 애원한 적 있었다. 그런데도 안 받아줬다. 나는 끝까지 가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자기 친구들한테는 그렇게 잘하면서"라고 오열하기도 했다.
특히 극단적 선택도 시도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샀다. 아내는 "남편이 육아를 도와주지 않아 공인중개사 공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그때 우울증을 앓고 자살시도도 두 번했다"고 털어놨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깊은 위로를 전했다. 또한 장애 아동의 부모는 '아이들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것'이 소원이라며 아내의 지난 30년 노력을 마음 깊이 헤아렸다.
오 박사는 "자녀는 부모가 함께 키우는거다. 힘들 때는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고 해야한다. 특히 장애 자녀를 키울 때는 무엇보다 부모의 합심이 중요하다. 지금 이 가정은 그런면에서 굉장히 안타깝고 아쉽다"고 조언했다.
그런 가운데, 아내는 남편에게 받았던 상처 중 과거 만삭의 몸으로 퇴근길에서 기다리던 자신을 보고도 남편이 모른 체 하고 지나갔던 사건을 언급했다.
아내의 말을 믿지 않고 무시해온 남편 때문에 아내는 늘 증거를 준비하는 습관까지 갖게 됐다고. 이런 언쟁 끝에 속상한 마음을 눈물로 흘려보내려 해도, 아내에겐 그럴 자유조차 없었다. 몸조차 가누기 힘든 슬픔 속에서도 아들들의 식사 시간에 맞춰 저녁을 차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미 이런 과정에 지쳐 남편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없는 아내는 오은영 박사에게 "후회없는 이혼을 하고 싶다"며 마음을 결정한 듯한 단호함을 내비쳤다. 남편은 그런 아내를 잡고 용서도 빌고 싶지만 그럴 타이밍도 놓치고, 표현 방법마저 서툴러 모든 MC들이 당황하는 와중에 오은영 박사는 "졸혼을 고려해봐야 한다"고 했다.
오 박사는 "남편은 수동적이고 회피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또 자기중심적이다. 반면 아내분은 적극적이다"라며 "졸혼이나 이혼을 고려해보라"고 말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