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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결혼 22년 차인 중년 부부가 등장한다.
이에 반해 남편의 하루는 여유롭기만 하다. 출근 전 아내가 깎아놓은 사과를 먹고 여유롭게 집을 나선 남편은 사무실에서도 별다른 일 없이 시간을 보내다 꾸벅꾸벅 졸기까지 한다.
늦은 저녁 시간, 퀵서비스를 끝낸 아내는 녹초가 되어 집으로 돌아오지만, 남편은 그런 아내의 모습에도 무심하기만 하다. 아내가 숨 돌릴 틈도 없이 저녁 식사를 준비할 때도 남편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기만 할 뿐 가사에도 전혀 참여하지 않는데. 아내는 "맞벌이 부부지만 가사 분담 전혀 되지 않는다"며 생활비 뿐만 아니라 결혼생활 내내 집안일, 육아를 혼자 책임져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너무나도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두 사람을 보며 MC들도 "극과 극의 하루를 본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의아해하는 MC들에게 남편은 과거 뇌출혈로 쓰러진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6개월간의 긴 병원 생활 후에도 계속되는 저림 증상과 후유증으로 찾아온 뇌전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겼고, 예전과는 달리 급격히 떨어진 체력 때문에 가사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아내가 뇌출혈 이후 자신의 건강에 대해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었다며 "아내가 너무 얄밉다"며 마음속에 맺혀있던 섭섭함을 털어놓았다.
그날 저녁, 말 한마디 없는 둘만의 저녁 식사를 끝낸 후 아내는 남편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아내는 결혼 후 늘 경제적으로 힘들었다며 말을 꺼내지만, 남편은 "수익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오히려 언성을 높인다. 답답한 마음에 "앞으로도 생활비를 주지 못한다는 거냐"고 되묻는 아내에게 남편은 준비 중이라는 말만 계속 반복하고, 결국 10년 만의 대화 시도는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이를 지켜보던 오은영 박사는 여태껏 경제적 이유로 오은영리포트를 방문한 부부들과는 달리 가방부부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고 언급하며 두 사람을 위한 힐링리포트를 전달한다. 또한 상담 말미에는 오은영 박사는 물론 스튜디오 전체를 눈물바다로 만든 사연이 공개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