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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준석 기자] SBS '악귀' 김태리와 오정세의 연기 시너지는 매우 옳았다.
김태리 특유의 맑은 얼굴과 이미지는 악귀로 변했을 때의 섬뜩한 반전을 배가시켰다. 특히 지난 방송에서 산영이 이삿짐센터 아르바이트를 하는 동안 떼를 쓰던 아이의 애착 인형을 가져와 커터칼로 망가뜨리며 재미있다는 듯 빙긋 웃는 장면, 화원재에 있는 할머니 석란(예수정)을 찾아가 대면하는 섬짓한 장면 등 악귀에 잠식된 산영의 모습은 공포와 충격 그 자체였다. 앞으로 악귀가 산영의 욕망을 하나 둘씩 들어주며 크기를 더욱 키워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더욱 섬뜩하고 악랄해질 악귀의 얼굴을 연기할 김태리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지고 있다.
오정세의 믿고 보는 연기 역시 단단했다. 오정세는 몇십 년간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쫓기 위해 민속학을 연구해온 교수 해상에게 진심을 다해 진지한 연기로 접근했다. 또한, 미세한 표정 변화로도 섬세한 감정선을 표현했다. 누구도 믿지 않는 귀신을 홀로 보는 외로움, 귀신의 유혹으로 인한 애달픈 죽음을 막으려는 절박함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 한강다리에서 사람을 죽게 하는 검은 손을 발견하고는, 다리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을 막으려 거침없이 달려가는 첫 등장에선 그가 오랫동안 고군분투해온 모든 시간이 실감될 정도였다. 또한, 악귀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죽는 걸 목격한 산영이 절망하고 괴로워할 때 그녀를 위로하는 목소리에선 든든함이, 하지만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내쉬는 숨결에선 술로도 달래지지 않는 공허함이 느껴졌다. 그간 여러 작품에서 다양한 얼굴을 선보인 오정세였지만, "오정세 맞아?"란 댓글까지 나올 정도로 그의 변신은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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