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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코미디언 이경실이 갑자기 할머니가 된 사연을 공개했다.
26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사돈, 우리는 남남이에요!'라는 주제로 출연자들이 이야기를 나눴다.
가수 박남정이 "누가 애를 낳았냐"고 깜짝 놀라자 이경실은 "'유자식 상팔자'에 나왔던 보승이가 사고를 쳤다. 속 끓는 사연이다"라고 털어놨다. 과거 손보승과 박남정의 딸 박시은(그룹 스테이씨)은 예능 '유자식 상팔자'에 출연한 바, 박남정은 "보승이 반갑다"라고 전했지만 이경실은 "그쪽 애들은 잘 돼서 좋겠다"라며 떫은 반응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이경실은 "제 주변에 아직 손주를 본 친구들이 없다. 재작년 7월쯤이었을 거다. 군대도 안 다녀온 23살 둘째 아들이 배우 일과 야간 택배 일을 병행 했었다. 잠을 잘 못자고 운전하고 이러니까 '밤에 잠깐 잘 수 있게 방 하나 얻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하더라. 운전하는 게 걱정돼 방 하나 얻어라 허락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에게 여자 친구가 있는 건 알았다. 그 방이 잠만 자는 방이 아니라 여자 친구가 왔다 갔다 하는 방이 된 거다. 그 나이 때 얼마나 재미있었겠냐. 그렇다보니 역사적인 일도 벌어지고 했나 보다. 아침에 밥 먹고 치우면서 설거지하면서 흥얼거리는데 아들이 '엄마 오늘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 말을 걸면서 눈치를 보더라.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는데 원래 그런 애가 아니라 느낌이 싸했다. '아기 가졌니?' 이랬다. 그 말하면서도 설마 했다"고 떠올렸다.
이경실은 "아들이 '네'라고 하더라. 내가 그래서? 너 군대도 안 갔다 왔는데 네가 지금 23살인데 낳겠다고? 했더니 '제가 아기 심장 소리를 들었어요' 그러는 거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이 감성적인 성향이기 때문이다. 닦던 행주를 놓으면서 아기 심장 소리는 들리고 엄마 심장 떨어지는 소리는 안 들리냐? 엄마가 요즘 좀 편해 보이지? 안정돼 보이지? 살만해 보이지? 육두문자가 막 나오더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라고 심장이 떨어지던 그 날을 회상했다.
하지만 손보승은 아이를 품에 안게 됐고 이경실은 아들과 잠시 연을 끊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 자식이 아닌 다른 자식이 책임진다고 하면, 제삼자 입장에서 보기에 이거보다 더 멋있는 남자가 어디 있겠나. 내가 긍정적인 사람인데 자식 일은 안 되더라. 그래서 심지어 너 이렇게 나오면 나하고 인연 끊자. 결국 애를 낳고 100일 지나고 4개월 될 때까지 안 봤다. 나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하고는 연락을 하더라. 남편하고 딸한테 애 사진도 보내면 남편이 나한테 못 이기는 척 애 사진을 보여줬다. 살짝 보면서 '보내지마! 왜 나한테 그걸 보내고 그러냐'라고 화를 냈다"고 털어놨다.
이경실은 "너무 어린 애들이 아이를 낳아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못할까 염려스러웠다. 다행히 보니까 며느리 될 애가 애를 잘 키웠다. 그게 안심이 됐다. '그래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기가 4개월이 되던 달에 식사 초대를 했다. 손자가 100일이 지나고 처음으로 초대한 거다'라며 아들 가족과의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며느리가 얼마나 무서웠겠나. 사실 연애 때도 우리 집에 왔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써서 얼굴을 제대로 못 봤었다. 정식으로 우리 집에 왔을 때 '어서 와라'하면서 며느리를 안아줬다. 며느리가 울컥하면서 울려고 해서 얼른 '여기까지!'하면서 눈물을 막았다. 앞으로 잘 살자고 다독였다"며 "지금은 보승이 보다 며느리 입장에서 안아주면서 잘 살고 있는 고부지간이다"라고 해피엔딩을 알려 모두에게 박수를 받았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