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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영화계 살아있는 전설들이 스크린에 모였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지영 감독과 대배우 설경구부터 유준상까지 충무로 '어벤져스'가 묵직한 이야기로 뭉쳤다.
'소년들'은 1999년 발생한 삼례 나라슈퍼 사건을 실화로 한 영화다. 전북 완주군 삼례읍의 나라슈퍼에 3인조 강도가 침입해 잠을 자고 있던 77세 여성을 살해한 뒤 현금과 패물 등을 털어 달아난 사건으로 범인들은 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이후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은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특히 '소년들'은 영화 '남부군'(90) '하얀 전쟁'(92) 등 대한민국 사회의 이면을 조명해 온 한국 영화계 명장이자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지영 감독의 신작으로 눈길을 끌었다. '부러진 화살'(12) '블랙머니'(19)에 이어 정지영 감독의 실화극 3부작 대미를 장식할 영화로 많은 관심을 받는 '소년들'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설경구가 합류, 정지영 감독과 첫 호흡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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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단한 배우들과 함께 했다. 나는 행운아다. 이런 배우들과 '소년들'을 함께하고 마쳐 너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데뷔 40주년을 맞은 정지영 감독은 "내가 생각할 때 정지영은 대단한 감독이 아니다. 그저 괜찮은 감독 정도인 것 같다. 겸손의 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 솔직한 마음이 그렇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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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SBS 시사 프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다뤄진 이야기다. 그 당시 방송을 보고 각인됐던 사건이었다. 삼례나라슈퍼 사건 외에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도전한 적이 있다. 배우 입장에서는 실화라는 강렬함이 더 있는 것 같다. 정지영 감독과 한다는 것 자체가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이었다. 한국 영화계의 과거, 현재, 미래이지 않나? 정지영 감독이 선택의 이유였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맡은 황준철 형사는 정지영 감독과 이야기를 했을 때 강철중과 같은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강철중의 캐릭터를 가져오려고 했지만 후반부 결이 다른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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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너무 신났다. 설경구 선배는 외유내강이다. 연기할 때 상대 배우에게 열어주는데 또 집중하면 무섭기도 하다. 설경구 선배가 처음으로 내게 배우 의자를 선물 해줬다. 어머니와 손 잡고 울기도 했다. 그 때 너무 좋았다"고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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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연기에 나선 설경구는 "염혜란의 생활 연기에 흡수됐다. 나 역시 덕을 많이 받았다. 실제 내 집에 온 기분이었다. 너무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고 대단한 배우라는 걸 다시 알게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년들'은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등이 출연했고 '남부군'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의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1월 1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