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난해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세계관이 단숨에 100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일본 제국주의 미화부터 처제와 근친상간을 다룬 스튜디오 지브리의 신작 애니메이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첫 주 레이스는 상당히 성공적이지만 이러한 호기심이 2주 차까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지난 30일 5만9678명을 동원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 관객수는 100만7648명을 기록했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세계에 우연히 발을 들인 소년이 미스터리한 왜가리를 만나 펼쳐지는 시공초월 판타지를 그린 작품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84) '천공의 성 라퓨타'(86) '이웃집 토토로'(88) '마녀 배달부 키키'(89)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01) '하울의 움직이는 성'(04) '벼랑 위의 포뇨'(08) '바람이 분다'(13) 등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꺼낸 10년 만의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관심은 그대로 적중했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시사회도 없이 곧장 개봉으로 출사표를 던진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초반 궁금증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5일 개봉 당일 25만명을 동원하며 올해 개봉한 애니메이션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고 이후 6일 만에 100만 고지를 점령하며 기세를 보였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 사상 최단기간 100만 돌파 작품으로도 족적을 남겼다.
이러한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100만 흥행 원동력으로는 바로 '논란', 그리고 '노이즈 마케팅'이다. 스튜디오 지브리, 그리고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임에도 처참한 수준의 혹평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관심을 부추긴 것.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주인공 마히토의 아버지는 군수업체를 운영하며 군수품 제조에 자부심을 갖는 등 제국주의를 미화하고 합리화 및 정당화하는 태도를 취해 논란이 됐다. 여기에 아내가 죽은 뒤 아내의 여동생인 처제와 결혼, 곧바로 형부의 아이를 배는 설정과 엄마의 죽음이 상처로 남은 주인공에게 깜빡도 켜지 않고 곧바로 '내 배에 네 동생'을 시전하는 친이모의 무지성 상황도 여러모로 불편하기 짝이 없다.
임성한도, 김순옥 작가도 울고 갈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막장 스토리에도 일단 보고 판단하겠다는 관객의 심리가 제대로 통했고 이런 궁금증이 결국 최단 100만 돌파라는 아찔한 결과를 만들었다. 여기에 한 달째 장기 흥행 중인 '30일'(남대중 감독) 외에 이렇다할 경쟁작이 없는 '빈집' 극장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막장 질주에 돛을 달았다.
하지만 궁금증과 호기심은 딱 개봉 첫 주까지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향한 관심도는 2주 차에 접어들면서 차갑게 식었다. 첫 주 일일 평균 관객수는 19만명대를 유지했지만 2주 차 첫날이었던 지난 30일 관객수는 5만9678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장기 흥행의 발판으로 여겨지는 2주 차 하락세를 막지 못하고 있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노이즈 마케팅 수명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