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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개그맨 김용이 고 최진영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 13년간 묘지를 찾지 못한 이유를 전했다.
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유행어 '용용 죽겠지'의 주인공인 개그맨 김용이 출연했다.
"형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미안하다. 13년 만에 왔다"는 김용은 "고맙고 미안했어, 진짜 고맙고 그리고 내가 너 못 지켜줘서 마지막에 미안했다"라며 오열했다. 그러면서 한 액자를 꺼낸 김용은 "형이 선물 하나 가져왔다. 너한테 어떤 선물일지 모르겠지만 찾다 보니 이것밖에 없더라. 너랑 나랑 군대 있을 때 유일하게 휘재하고 양복 입고 찍은 사진이잖아"라고 이야기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김용은 고 최진영과 군대 선후임으로 만나 제대 후 각별한 인연을 이어 온 사이였다. 그는 고인에 대해 "제일 고민을 많이 들어줬다. 친형 같았다. 되게 의젓하고 내가 고민이 있으면 '형 나한테 얘기해봐' 진영이가 들어줬다"면서 "나를 만나면 그렇게 즐거워했다. 나도 무슨 사고를 치면 꼭 진영이에게 전화했다. 잘 맞았던 것 같다. 반쪽이 무너지는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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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날 김용은 13년 동안 고 최진영의 묘소를 찾지 못한 트라우마를 밝혔다. 그는 "12시가 좀 넘은 시각이었다. 핸드폰에 최진영의 이름이 뜨더라. 불안하면서도 받았다"라며 " '형 나 지금 택시 타고 갈게'라고 하더니 웃으면서 '형 나 좀 웃겨주면 안돼?'라고 했다. 내가 '뭔 소리하고 있어. 내가 언제 너 안 웃겼니?'라고 하면서도 섬뜩했다. 재밌게 깔깔대고 웃었다. (진영이가) 막 웃더니 '형 고마워. 항상 힘들 때마다 웃겨줘서 고맙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얘가 갑자기 화장실을 가겠다고 해서 술 한잔 먹고 '갔다 와'라고 했더니 나갔다"면서 다음날 그의 비보를 듣게 됐다고. 김용은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진짜 미안한 건 내가 못 잡았다는 거다"라고 자책했고, 이 죄책감 때문에 그간 묘지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절친한 개그맨 양종철의 죽음까지 자신의 탓으로 여긴 김용은 깊은 트라우마를 겪었다. 고 양종철과 3년을 같이 살았을 정도로 절친한 사이였던 그는 "양종철 형도 마지막까지 나랑 술 먹고 다음날 사고가 났다. 그들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김용은 1985년 KBS 공채 3기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이후 '유머 1번지', '쇼 비디오자키' 등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활약했으며, '용용 죽겠지'라는 유행어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개그맨 활동을 접었던 김용은 요식업 사업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지만, 찜질방, 대리운전 등 지인의 사업 제안에 거침없이 거액을 투자했다가 그는 전 재산을 잃었다. 또한 그는 책을 집필하며 소설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olzllove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