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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10년의 대서사가 마침내 끝이 났다.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라는 유언을 남긴 성웅 이순신의 마지막은 온전히 쏟아낸, 여한 없는 완벽한 피날레로 관객과 뭉클한 작별을 고했다.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았던 이순신의 집념이 응축된 웅장한 대미다.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이하 '노량', 김한민 감독, 빅스톤픽쳐스 제작). 지난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노량'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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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 '한산: 용의 출현'(22, 이하 '한산') '노량'으로 이어진 약 10년간의 대장정은 한 마디로 '역대급'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김한민 감독의 모든 것을 쏟아낸 '노량'은 가장 큰 규모와 확장된 스토리, 다채로운 캐릭터가 집대성된 종합선물세트 그 자체로 위용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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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노는 이후 펼쳐지는 엄청난 규모의 해전신으로 시원하게 해소된다. 조선, 왜 그리고 명나라까지 합류해 약 1000여 척이 싸운 동아시아 최대 해상 전투로 손꼽히는 노량해전인 만큼 '명량' '한산'을 뛰어넘는 총공세 규모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임진왜란 7년간의 전쟁 중 유일한 야간전이였던 노량해전. 폭풍전야와 같은 어두운 바다를 뚫고 화끈하게 터지는 이순신의 전술에 감탄이 쏟아진다. 425년 전 그날의 현장으로 관객을 오롯이 빠져들게 만든 김한민 감독과 제작진의 피땀눈물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물론 러닝타임 역시 역대급이다. '명량'이 128분, '한산'이 129분으로 이야기의 여운을 남겼다면 '노량'은 153분, 2시간 33분으로 구성됐다. 특히 153분 중 해전 신만 무려 100분, 1시간 40분을 할애한 '노량'은 왜군을 섬멸하려는 이순신의 치열하고 집요했던 해전을 빠짐없이 쏟아내 이순신의 마지막 서사를 완벽히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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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나라를 대표하는 수군 도독 진린으로 등판한 정재영도 인상적이다. 전쟁의 끝이 눈앞에 보이는 데도 진정한 항복을 끌어내고, 전쟁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정의하려는 이순신(김윤석)과 부딪히며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끝까지 이순신을 노야(老爺, 존경을 받는 나이 든 남성)라 칭하며 장수로서 존경을 드러내는 캐릭터로 '노량'을 이끈다. 여기에 존재만으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자아내는 허준호도 명나라 수군 부도독 등자룡으로 작지만 큰 아우라로 일당백 역할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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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 죽음의 바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