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치매'에 대한 공포는 어느새 현실로 다가왔다. 연예계도 예외는 아니다. 스타들의 '치매'에 대한 우려와 공포를 털어놓으면 연예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한 TV CHOSUN '퍼펙트라이프'에는 데뷔 59년 차 배우 선우용여가 출연했다. 69세에 뇌경색을 판정받은 선우용여는 극복 이후 일상이 된 혈압 재기까지 하는 등 78세의 나이에도 즐겁고 건강한 일상을 놓치지 않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최근 깜빡깜빡하는 증세가 늘어난 후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 치매가 왜 무섭냐면 옆에 있는 사람들을 너무 고생시키는 것 같다"며 치매 예방과 건강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치매와 파킨슨병으로 4년 넘게 투병 생활을 하다 9년 전 떠난 남편으로 인해 이에 대한 공포는 더했다.
앞서서도 김창옥은 "숫자를 잊어버렸는데, 숫자를 기억하려고 하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집 번호, 전화번호, 집이 몇 호인지도 잃어버려서 뇌신경센터에 갔다"며 "약간 치매 증상이 있다고 해서 MRI를 찍었는데 나한테 알츠하이머가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 기억력 검사를 했는데 내 또래가 70점이 나와야 하는데 내가 0.52점이 나왔다. 또 하나는 0.24점이었다"라며 건강 이상을 털어놨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서도 톱스타 브루스 윌리스가 치매를 겪고 있다. 지난 해 초 윌리스는 실어증 진단을 받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올 초 배우 데미 무어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은 윌리스가 공식적으로 전두측두엽 치매(FTD)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는 현재 모든 언어 능력이 상실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방송한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고혈압, 당뇨병, 치매 등 노인 복합ㆍ만성 질환을 다루는 대한민국 '노년내과 1인자' 정희원 교수가 출연해 "나이 든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병으로 알려졌던 치매가 갈수록 젊은 나이의 환자들에게서도 발병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방송에서 송은이는 '치매 가족력'을 고백하며 "어머니가 70세 때 행동이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고 느껴져서 치매 검사를 받았는데, 치매가 시작되셨다는 진단을 받으셨다. 나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검사를 했는데 치매 유전자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다"라고 밝혀 충격을 줬다.
이어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으신 지 10년이 지났는데, 생활 습관을 바르게 하시고 매일 기억력 테스트로 관리하시더니 지금은 나보다 기억력이 좋으시다"라며 치매 관리에 있어서 평소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해 모두의 안도와 공감을 샀다. 이에 정 교수는 "치매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꾸준히 관리하면 우리 몸과 뇌의 노화를 더디게 만들어 치매 발병을 늦출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 치매는 누구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이, 친구가, 지인이 치매의 위험에 노출돼 있을 수 있다. 연예계도 치매의 공포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