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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역시는 역시다. '오컬트 장인'과 '연기의 신'들이 화끈하고 강렬한 육체파 K-장르를 완성했다.
특히 '파묘'는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으로 파격 변신한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의 열연으로 깊이를 더했다. 서사에 녹아 든 매력적인 캐릭터로 극강의 앙상블을 보인 네 배우는 과학과 미신 사이의 미묘한 줄타기를 보여주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전달, 장르적 재미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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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캐스팅을 완성한 것에 "우리 조상들이 좋은 곳에 누워있는 것 같다"고 말해 장내를 파안대소하게 만들었다. 그는 "배우들이 항상 새로운 것에 갈망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늘 새로운 시나리오를 보여주려고 하는 게 그런 부분을 배우들이 좋게 봐 '파묘'를 선택해준 것 같다"고 마음을 보냈다.
더불어 영화 촬영 중 섬뜩한 분위기를 느꼈다는 장재현 감독은 "영안실에서 촬영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유해진과 촬영감독 몸이 안 좋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 현장에 자문을 온 무속인 선생이 모니터를 보면서 '저리가'라고 하더라. 그 뒤로 신기할 정도로 유해진과 촬영감독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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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은 "오랜만에 출연작으로 시사회를 해서 참 좋다. 나는 이 작품을 장재현 감독 하나 보고 선택했다. 우리나라의 민속신앙이 있다. 인간과 신의 중간에서 다리를 놓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게 터부시되고 있더라. 그런 부분을 장재현 감독이 애정을 가지고 보는 것 같았다. 사고방식도 좋지만 영화 만듦새가 구멍이 없이 촘촘하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이 작품을 제안받았다. 풍수사가 가진 가치관이나 철학이 던지는 메시지도 좋았지만 솔직하게 이 작품에서는 내가 장재현 감독의 조연출이다 생각하며 임했다. 굳이 상업적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관객과 소통하려는 힘이 느껴졌다. 참 대단한 감독인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풍수사 역을 맡은 최민식은 "촬영 내내 흙을 집어 먹었는데 그걸 진짜로 먹었다면 맹장이 걸렸을 것이다. 미술팀의 배려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소품을 먹었다. 실제로 풍수사들 중 흙을 맛보며 명당을 가리는 분도 있다. 나 역시 영화 속에서 그런 설정을 가져온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대 제대한지 30년이 넘었는데 오랜만에 삽질을 열심히 했다. 포크레인도 있는데 왜 삽질을 하나 싶기도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현장 자체가 화합이 잘됐다. 그런 현장은 물리적인 피곤함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유쾌하게 삽질을 한 작품이 됐다"고 웃었다.
유해진은 "한 번도 오컬트 장르를 해본적이 없었다. 우리나라 오컬트 장인이라는 장재현 감독의 연출이 어떨지 궁금했다. 어떻게 영화가 만들어질지 호기심에 선택하게 됐다. 장재현 감독과 이야기 중 가장 재미이었던 부분은 다른 인물보다 현실적인 면모라는 것이다. 내가 맡은 장의사 역할은 관객의 생각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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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영화 속 굿 장면은 촬영 전 리허설을 했고 촬영 당일에는 카메라 4대로 한번에 촬영을 이어갔다. 하루 안에 끝낼 수 없었던 분량이었지만 하루에 소화했다. 굿에 대한 퍼포먼스를 선생들과 연습을 많이 했다. 대살굿을 할 때 계속 뛰어야 해서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이지 않고 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유해진은 "시간 날 때마다 경문을 외우고 현장에 온 무속인 선생들에게 레슨을 받는 등 열심히 했다. 배우들은 내가 상대 역을 하면 어땠을까 생각을 많이 하는데 김고은을 보면서 피말리는 연습을 많이 하는구나 싶었다. 저 에너지를 어떻게 끌고 올지 걱정하기도 했다"고 김고은의 노력을 칭찬했다.
최민식 또한 "'저러다 무슨 일 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옆에서 지켜봤을 때 몰입도가 정말 대단했다. 물리적인 몸의 힘든 상황보다 배역에 몰입하고자 하는 배우의 프로패셔널한 느낌이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파묘'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