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책에 따르면 인간에겐 '진실 편향'이 있다. 보고 들은 것은 진실이라고 가정해 버리는 편향을 말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듣는 즉시 바로 믿어버리고 나중에야, 그것도 가끔 보고 들은 걸 확인한다. 사기꾼들은 이런 진실 편향을 교묘히 활용한다.
여기에 인간은 관심 있는 정보에만 집중하고, 경험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며 그런 정보에만 전념하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집중, 예측, 전념 등의 인지 습관이 속임수가 뿌리내릴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을 만든다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아울러 거짓을 진실처럼 보이게 하는 4가지 '후크', 즉 우리의 관심을 낚아채고, 확인 없이 어떤 주장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울이게 하는 데 일조하는 일관성, 친숙함, 정밀성 등에 대해서도 저자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령, 사기꾼들은 매우 세세한 사항까지 수치화해서 투자자들에게 보여준다. 숫자가 정밀할수록 사람들이 쉽게 설득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사람들은 '정밀성'에 취약하다. 그러나 정밀하다는 것이 정확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저자들은 "일단 받아들이고 확인은 이후에 하려는, 그마저도 하지 않는 인간의 기본 성향은 사기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지만, 적절한 시기에 질문을 던지는 법을 배우면 속아 넘어갈 위험은 줄어든다"며 "덜 받아들이고, 더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김영사. 이영래 옮김. 472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