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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가수 이효리가 30년 전 추억이 담긴 엄마표 오징엇 국에 눈물을 쏟았다.
다시 한 번 더 찍기로 합의를 본 엄마는 "배경이 너무 예쁘다"며 연신 사진을 찍었지만, 결국 배경만 예쁘게 나왔다. 이효리 모녀처럼 관광객 모녀도 사진 때문에 투닥거리며 싸우고 있었다. 이에 이효리가 직접 나서 딸의 사진을 찍어주며 즐거운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이후 이효리는 엄마에게 "딸들은 SNS에 보여주려고 최대한 잘 찍고 싶은데, 엄마들은 그걸 잘 모르는거야"라며 서로 다른 사진의 의미를 가진 것에 대해 설명했다.
불국사에서 스님은 이효리 모녀에게 차를 대접했다. 하지만 기독교인 엄마는 "난 마음이 좀 불편하다"며 차담을 거부, 결국 이효리만 스님과 대화를 나눴다. 이효리는 "제 삶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가 생각이 들더라", "어머니와 딸은 어떤 인연일까요?" 등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결국 점심을 먹은 후 각자의 시간을 가졌다. 엄마에게 마사지를 권유한 이효리는 심신의 안정을 위해 요가 레슨을 갔다. 이효리는 "엄마랑 같이한 시간이 너무 없다보니 과부화가 걸려서 환기가 필요한 상태다"라며 싸움을 피하기 위해 물리적인 거리를 뒀다.
세시간 후 다시 엄마와 만난 이효리는 자유시간 동안 자신이 뭘 했는지 물어보지 않는 엄마에게 서운함을 내비쳤다. 하지만 엄마는 "뭐 물어보면 네가 대답 안하니까 안물어본다"고. 이에 이효리는 "망치로 맞은 듯 했다"면서 "날 궁금해 하지 않아=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걸 서운하게 생각 하고 오해하고 있었구나"라고 깨달았다.
늘 딸이 나온 영상과 사진을 보고 있는 엄마는 "묻고싶은 건 많지만, 남의 딸처럼 TV에서나 지켜보고 있었다.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봤다"는 그간의 속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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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서 요리하는 엄마를 지켜보던 이효리는 "꼬마가 요리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다 큰 저한테는"이라며 "바쁘게 종종거리면서 준비하는 걸 보면서 옛날에 엄마가 저랬겠구나 생각이 들면서 귀엽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다"는 심경을 전했다.
특히 간을 봐달라는 엄마의 말에 오징어 국을 한 숟가락 맛을 본 이효리는 돌연 방으로 들어가 엄마 몰래 눈물을 훔쳤다. 이어진 저녁 식사에서 "얼마 만에 엄마가 해주는 밥이냐"라며 엄마는 막내딸 이효리에게 오징어 국을 그릇 가득 담아줬다. 말없이 오징어 국을 먹던 이효리는 결국 또 한 번 울음을 터뜨려 엄마를 당황케했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추억"이라는 이효리는 "옛날 그 맛이랑 너무 똑같은데 딱 먹는 순간,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받치는 감정이 있었다"고.
엄마는 "옛날에 없이 살아서 모든걸 부족하게 해주고 그래서 항상 엄마는 자식들에게 미안하다"라고 털어 놓았고, 이효리는 "엄마는 내가 우는 걸 금방 안다. 상순 오빠는 내가 울어도 잘 모른다"며 화제를 전환했다. "서운할 때도 있지 않나"는 엄마의 말에 이효리는 "난 안 서운하다 몰랐으면 한다. 그런 면에서 안 예민해서 좋다"라고 했고, 엄마는 "울고 싶을 때는 울어. 울고 나면 속이 후련하다며"라고 딸에게 조언했다.
이효리는 "오징엇국을 제주도에 싸가지고 가서 '이상순 네가 눈물 젖은 오징어국을 아느냐'라고 해야겠다"면서 "우리 가족의 서사는 가족만이 안다"며 엄마와 지난 날을 회상했다. "오징어가 내 그릇엔 몇개 없었다. 그게 가슴 아픈 기억이 아니다"라고 이효리는 덤덤하게 말했지만, 엄마는 "울면서 또 먹어서 나도 가슴이 아팠다. 가슴이 찡하더라"고 속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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