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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연기를 지독하게 짝사랑하고 있다"던 이상희(41)의 수상 소감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지난 3월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에서 이상희는 조선족 출신이자 로기완(송중기)과 함께 벨기에 정육 공장에서 일하는 동료 선주를 연기했다. 이상희는 '로기완' 속 선주 그 자체였다. 유려한 이북 사투리 연기부터 안정적인 호흡, 눈빛과 표정 하나하나까지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천의 얼굴' 다운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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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는 새로운 청룡 여신 한지민이 첫 진행을 맡아 시상식의 포문을 열어 의미를 더했다. 이상희는 한지민과 지난 2019년 방송된 MBC 드라마 '봄밤'에 이어 오는 2025년 1월 첫 방송되는 SBS 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춰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이에 그는 "청룡영화상 MC는 정말 어렵고 무게감 있는 자리이지 않나. 언니의 첫 번째 진행을 멀리서 지켜보고 축하해 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구나 했는데, 이렇게 상까지 받게 돼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 시상식 이후에도 언니랑 '사랑의 나눔 연탄봉사'에 다녀왔다. 난 작년부터 했고, 언니는 꽤 오랫동안 봉사를 해왔는데 좋은 곳에 잘 쓰여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수상 후 가족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이상희는 "아빠가 너무 좋아하셨다. 맨날 엄마 이야기만 한 게 좀 걸려서 아빠 이야기를 했더니, 아빠가 밝은 목소리로 '어~ 딸' 하면서 전화를 받으시더라(웃음). 아빠 동창 분들도 딸 수상 축하한다고 전화 많이 해주셨다고 들었다. 남편은 항상 나를 '최고의 배우'라고 불러준다. 촬영 가기 전에도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 오늘도 잘 찍고 와'하고 응원해 준다"며 "백상예술대상에 이어 청룡 수상도 축하한다고 손 편지를 써줘서 고마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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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상희에게 청룡영화상 수상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그는 "겁이 되게 많은 편이고 쫄보여서, 무언가를 기대했다가 상처받고 실망하는 게 싫었다"며 "열심히 하면서도 꿈을 크게 갖는 건 안 하려고 했는데, 청룡영화상 트로피를 받고 나서 '조금 꿈을 크게 가져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생겼다. 또 한 번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 꿈이 이뤄진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까운 미래에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상희는 "'북극성' 쫑파티에 갔는데, 당시 이모개 촬영 감독님이 나를 '연기의 신'이라고 불러주셨다. 처음에는 나를 놀리시는 줄 알고 낯부끄럽다고 생각했다. 연기적으로 힘들고 길을 헤매고 있을 때 감독님께 조언을 구한 적 있었는데, 나중엔 '감독님과 일을 하면 진짜 연기의 신이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욕심이 생기더라. 그게 나의 가장 가까운 목표다. 그런 말들이 나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주는 것 같다. 청룡영화상도 그렇고 나를 응원해 준 분들이 나의 굽어 있던 어깨를 자신감 있게 활짝 필 수 있도록 도와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