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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액션 영화 '하얼빈'(우민호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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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은 기존 안중근 영화에서 보였던 '하얼빈 거사'에 중심을 두기보다 거사를 위해 거쳐온 과정에 집중하며 차별화를 뒀다. 1908년 함경북도 신아산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둔 뒤 전쟁포로를 풀어준 사건으로 입지가 흔들린 안중근이 이후 하얼빈 거사를 성사하기까지 이야기를 꽤 구체적으로 그린 것은 물론 처절할 정도로 외롭게 펼쳐냈다. 국권이 침탈당한 처절한 상황 속에서도 굳건한 심지로 거사를 행해야만 했던 장군 안중근의 면모 이면에 가려진 인간 안중근의 고뇌와 갈등을 고스란히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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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의 타이틀롤을 맡은 현빈 외에도 안중근의 결정을 늘 지지하는 충직한 동지 우덕순 역의 박정민과 통역을 담당해 온 독립군 김상현 역의 조우진의 브로맨스, 그리고 안중근에게 필요한 무기를 수급해 주는 독립군 공부인 역의 전여빈의 절절한 앙상블도 '하얼빈'의 품격을 한층 올려준다. 자세히 곱씹을수록 다채롭게 느껴지는 박정민의 그림자 열연과 영화 중·후반 중요 서사를 담당한 조우진의 서글픈 애환이 느껴지는 장면도 압권이다. 뿐만아니라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은 일본 명배우 릴리 프랭키의 메소드 열연은 등장부터 보는 이들을 얼어붙게 만드는 카리스마를 자아낸다. 마치 이토 히로부미가 환생한 듯한 존재감으로 이따금 관객의 울화를 치밀게 만든다. 온몸으로 아우라를 뿜어낸 릴리 프랭키는 '하얼빈'의 신의 한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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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얼빈'은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 훈, 유재명, 그리고 이동욱 등이 출연했고 '내부자들'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4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