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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가수 이미자가 은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미자는 5일 서울 마포 상암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 간담회에서 "은퇴라는 말은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이 마지막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미자는 오는 4월 26일, 27일 양일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을 연다. 이번 공연은 이미자가 전통가요에 대한 존경과 애정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무대로 전통가요의 맥을 이어줄 후배 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이미자와 후배 가수들의 특별 컬래버레이션 무대도 펼쳐진다. 이미자의 대표곡 '동백 아가씨', '여자의 일생', '섬마을 선생님' 등 협업 무대를 비롯해 전통가요 듀엣 무대와 세대별 감성 무대는 이번 헌정 공연의 백미가 될 전망이다.
이미자는 "노래한지 66년 되는 해인데, 가장 행복한 해다. 든든한 후배들을 모시고, 제가 고집하는 전통 가요 맥을 이을 수 있고, 물러줄 수 있는 것을 발표할 수 있어 행복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이번 공연을 여는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으로 66년 가수 인생을 함께해온 이미자의 명곡들을 생생한 라이브로 다시 만난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을 통해, 대중과 울고 웃었던 지난 66년의 세월을 되돌아볼 것으로 보인다.
이미자는 "흔히 은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저는 은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단을 내리는 것은 너무 경솔하지 않나라는 생각에서, 은퇴라는 말을 삼가한다. 마지막이라는 말씀을 확실히 드릴 수 있는 때라 생각한다"며 마지막 공연을 암시했다.
이어 "제가 항상 무대에 설 때마다, 우리 전통가요 뿌리를 잊지 않아야 하고, 이어갈 수 있고, 사라지지 않게 하는 연구를 많이 해왔다. 그런데 그것을 거의 포기하는 상태였는데, 이런 공연을 마련해 주셨다. 든든한 후배를 골라서, 전통가요 맥을 대물림해 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기에, 이것이 이루어졌구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분들이 자식을 배움터에 보내고, 먹여 살리기 위해, 월남으로 독일로 다니시면서 애쓰셨다. 그 고통의 노래로 울고 웃고, 위로하고 위로받았다.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전통가요는 시대 흐름을 대변해 주는 노래라 자부한다. 그 노래들이 사라지는 게 너무 안타까워 많이 힘들었다. 질낮은 노래라고 생각하면서, 소외 받기도 한 기억도 있다. 어려웠을 때 지냈던 노래들이 잊혀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무대에 설 때마다 '이 노래는 이렇게 불러주시고, 이렇게 들어달라'는 생각을 했다. 무대에 설 수 있는 한, 그때가지는 계속 잊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거의 포기하고 '나는 더이상 무대에 설 수 없다'는 생각을 했을 때, 이 공연 얘기가 됐다. 기꺼이 감사함으로 이 공연으로 인해 후배들에게 이 노래 맥을 잇고 내 공연이 끝난다는 생각에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은퇴라는 단어가 좋지 않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이 공연은 이제 물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또 이 사람들이 또 그 밑에 사람들에게 물려달라는 부탁과 함께 끝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마지막'이라는 언급에서 사실상 은퇴가 아니냐는 아쉬움도 나온다. 이미자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은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나이가 들어 지내오다 보니, 그냥 조용히 노래할 수 없을 때 그만두는 것이 낫지 않다고 생각한다. 은퇴라고는 하지 않았다. 은퇴라는 말 대신, 마지막이라는 말은 드릴 수 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주옥같은 전통가요가 사라지지 않고, 후배들에게 물려줄 수 있고, 그 공연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마음 놓고 혼자 조용히 사라질 줄 알았는데, 맥이 끊길 줄 알았는데, 이을 수 있는 기회가 왔구나라는 생각으로 이 공연을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다고 짐작했다"라고 첨언했다.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맥(脈)을 이음'은 오는 3월 6일(목) 오후 2시 티켓링크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티켓 예매를 진행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