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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용재 오닐 "현악사중주는 완벽한 장르…타카치 전통 이어갈 것"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 타카치 콰르텟의 안드라스 페어가 3일 서면 인터뷰에서 타카치 콰르텟의 50주년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타카치 콰르텟은 헝가리의 리스트 음악원 출신 동기 네 명이 1975년 창단했다. 1977년 프랑스 에비앙 현악사중주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받기 시작해 3번의 그라모폰상과 1번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선정하는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현존하는 최고의 현악사중주단으로 꼽힌다.
현재 바이올리니스트 에드워드 듀슨베리와 하루미 로즈, 첼리스트 안드라스 페어, 한국계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일원이다. 이중 안드라스 페어는 타카치 콰르텟 창단부터 함께해온 원년 멤버다.
페어는 "해마다 꾸준히 연습하고 리허설하며, 위대한 작품들이 더욱 진실하고 설득력 있게 들리도록 노력해왔다"며 "올해가 '50'이란 의미 있는 숫자가 된 것은 그 노력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창단 50주년을 맞아 순회공연 중인 타카치 콰르텟은 이달 16일 세종예술의전당, 17일 익산예술의전당, 18일 제주아트센터,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소프라노 박혜상과 함께 20세기 현대 음악의 거장 힌데민트의 '멜랑콜리'를 들려준다. 하이든의 현악사중주 1번, 라벨의 현악사중주 F장조도 연주한다.
페어는 "저희는 항상 하이든의 음악을 제대로 전달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하이든은 독창성과 재치, 캐릭터, 유머, 끊임없는 아이디어로 가득한 음악을 남겼다"고 했다.
소프라노 박혜상과의 협연에 관해서는 "다섯 번째 연주자가 함께하는 작업은 언제나 신선한 자극이 된다"며 "함께 하는 연주자의 아이디어를 최대한 반영하려 해 우리에게도 흥미롭고 배울 점이 있다"고 말했다.
용재 오닐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기에 박혜상과 협연한 적이 있다"며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인토네이션(정확한 음높이로 노래하는 것)을 지녔으며, 음악에 대한 호기심과 섬세함을 가졌다"고 칭찬했다.
용재 오닐은 타카치 콰르텟에 가장 최근에 합류한 멤버다. 비올리스트 제럴딘 왈더가 은퇴하면서 2020년부터 활동했다.
용재 오닐은 "타카치 콰르텟에 합류하는 것은 제 일생의 꿈이었다"며 "현악사중주만큼 완벽한 음악 장르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인정받는 앙상블의 일원이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이전 멤버들이 세워온 위대한 (타카치 콰르텟의) 전통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0년간 타카치 콰르텟을 지켜온 페어는 이 현악사중주단이 행복을 이루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훌륭한 인간성을 지닌 연주자들과 함께, 위대한 작곡가들의 놀라운 작품들을 연주하면서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삶, 저에겐 이것이 최고의 행복이고 제 삶의 만족감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타카치 콰르텟은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해온 현악 사중주단으로도 알려져 있다. 필립 로스의 소설 '에브리맨'에서 영감을 받은 연주회에서 배우 메릴 스트리프의 낭독을 곁들였고, 반도네온 연주의 권위자 줄리앙 라브로, 헝가리 집시 음악 연주단 무자카쉬 등과도 협연했다.
이들은 향후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예고했다. 작곡가 클라리스 아사드에게 위촉한 현악사중주곡을 비롯해 난민 문제를 주제로 한 작곡가 캐시 밀리컨의 신작을 연주하고, 비올리스트 티모시 리다우트와 모차르트의 비올라 5중주 두 곡을 녹음할 계획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각 작품의 음악적, 역사적 배경에 관해 더 많이 연구하고 공부할 계획이에요. 그래야 해석이 작곡가의 의도에 더 가까워지고 우리의 연주도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안드라스 페어)
encounter24@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