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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신간] 스테이시·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

기사입력 2025-05-16 15:27

[교보문고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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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 스테이시 = 지피 글·그림.

이탈리아 유명 만화 작가 지피(본명 지안 알폰소 파치노티)가 은퇴 선언 후 2년 뒤에 복귀하며 내놓은 그래픽 노블이다.

주인공 지아니는 종종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성공한 시나리오 작가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꿈속에서 한 여자를 납치해 성폭행했다고 언급했고, 이 내용이 기사화되면서 맹비난받게 된다.

그저 꿈이었을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그의 친구도, 팬들도 모두 등을 돌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공개적으로 그를 비난하는 글이 연달아 올라온다.

나락에 떨어진 지아니는 깊은 심적 고통을 겪는다.

겉으로 보기에는 반성하고 비굴할 정도로 조심스럽게 복귀를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미 그의 정신은 찢겨있다. 그는 스테이시라는 꿈속의 이상형과 복수심에 불타는 또 다른 자아 악마를 창조하며 정신 분열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 이야기에는 일정 부분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녹아있다.

작가는 실제로 2021년 인스타그램에 성폭력과 관련한 논쟁적인 만화를 게재했다가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수상자이자 인기도서 작가였던 그는 하루아침에 '캔슬 컬처'(Cancel Culture·부적절한 행동 또는 발언을 한 유명인에 대한 사회적 매장 현상)의 대상이 됐고, 끝내 은퇴를 선언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대중이 SNS에서 유명인을 집단 공격하는 문화를 폭로하고, 자신이 겪은 고통을 신랄한 대사로 풀어놨다.

북레시피. 268쪽.

▲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 = 페터 볼레벤 원작. 프레드 베르나르 각색. 벤자민 플라오 그림.

독일 베스트셀러 '나무들의 비밀스러운 생활'(국내 도서명 '나무수업')을 각색해 만든 그래픽 노블이다.

산림감독원 페터 볼레벤이 자신이 사랑해 마지않는 나무와 숲, 자연에 관해 풀어놓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재구성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서 다시 봄으로 넘어가는 장 구성을 통해 자연의 순환 흐름을 따라간다.

나무가 항상 그 자리에 서 있는 만큼 무생물처럼 여겨질 때도 많지만, 사실 나무도 동물 못지않게 역동적으로 살아간다.

때로는 천적을 피하는 번식 전략을 짜고, 이웃 나무가 아프면 양분과 물을 나누며 서로 돕기도 한다.

책은 기후 위기 속에서 나무를 어떻게 지켜가야 하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한다.

더숲. 242쪽.

heev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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