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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삼풍백화점, 내가 출근하지 않은 날 붕괴."
21일 방송된 EBS, E채널 공동 제작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이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는 MZ가 열광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힙한 할머니' 밀라논나 장명숙이 출연했다. 80~90년대를 풍미한 우리나라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컨설턴트에서 현재는 100만 구독자를 가진 70대 라이프 스타일 인플루언서로 살아가고 있는 밀라논나의 삶을 통해 '진짜 부자'와 '진정한 성공'의 의미에 대해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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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후 한국에 돌아온 밀라논나는 대학 강의, 국립극장ㆍ국립국악원 무대 의상 자문, 대형 패션 회사 고문 등으로 활약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의 연봉이 2천만 원이던 시절, 밀라논나는 '억대 연봉'을 받으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러던 중 1986년 아시안게임 개ㆍ폐회식 의상 디자인을 총괄하게 됐는데, 의상 예산에 디자인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밀라논나는 "이 옷들은 제가 찢어버리든지 할게요"라며 당당하게 디자인료를 요구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그녀는 대한민국 국가 예비비에서 당당하게 디자인료를 받아낸 '최초의 디자이너'가 됐다. 또 밀라논나는 밀라노 유학 경험과 패션 종사자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9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들을 최초로 들여왔다. 이는 '백화점 이탈리아 명품관 조성'의 시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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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당 백화점의 고문으로 일했던 밀라논나는 "제가 출근하지 않는 목요일에 사고가 벌어져 항상 마음속에 부채감이 있다"라고 고백했다.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100일을 보낸 뒤, 이타적인 삶을 결심했다고도 덧붙였다. 그 일환으로 사후 장기기증을 위해 화학약품, 해로운 식품 등은 자제하며 '깨끗한 몸'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다. 마지막으로 밀라논나는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고 떠나는 것, 당신이 살았음으로 하여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더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라고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