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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강형철 감독(51)이 마침내 '하이파이브'라는 이름의 보석함을 열었다. 그 안에는 오랫동안 아껴온 보석 같은 배우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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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한 고민 끝에 유아인의 분량을 편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강 감독은 "배우 한 명이 아닌, 전체적인 앙상블이 이뤄져야 하는 영화"라며 "외적인 일로 분량이 편집되면 작품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만약 유아인의 분량이 편집되면 이재인의 액션 연기, 안재홍의 사랑스러운 말맛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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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도 '하이파이브' 개봉 기념 인터뷰에서 강 감독과의 작업 소감을 전하며 깊은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라미란은 "강형철 감독이 현장에서 칭찬봇처럼 칭찬을 너무 많이 해주셨다"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강 감독은 "이번 영화만큼 배우들한테 디렉션 안준 영화는 처음이다. 항상 많이 보고 있지만, 이번엔 더더욱 배우들의 덕을 많이 봤다. 주로 연기에 대한 디렉션을 한 게 아니라, 농담을 많이 던졌다(웃음). 라미란에게는 자꾸 감독 실업자로 만들 거냐고, 일 좀 하자고 했다. 김희원은 워낙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 배우라, 가만히 좀 계시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봐도 현장 분위기가 참 화기애애했다"고 회상했다.
안재홍은 대학시절부터 강 감독의 팬임을 밝히기도 했다. 강 감독은 "제가 안재홍을 키운 건 말도 안된다. 그런 말을 했다면, 아마 다른 사람한테 안재홍을 자랑하기 위해 꺼냈을 것"이라며 "안재홍 같은 배우가 제 동네 친구인 게 너무 좋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굉장하다. 늘 한결 같은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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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에서는 신구와 박진영이 영춘 역을 2인 1역으로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강 감독은 젊은 영춘 역에 박진영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영화에서 안재홍이 '나는 왜 아저씨고, 저 사람은 오빠야'라고 대사를 치는데, 이재인이 '잘생겼잖아요'하고 맞받아치는 장면이 있다. 그 대사를 꼭 쓰고 싶더라. 잘생긴 배우를 누구를 써야 하나 열심히 기도하면서 찾았다. 당시 진영을 잘 몰랐는데, 보자마자 느낌이 좋았고, 놓치고 싶지 않았다. 신구 선생님의 개성 있고 특색 있는 톤을 단순히 흉내만 내면 안 됐다. 근데 본인의 말투로 체화해서 영혼까지 가져가더라. 자칫하면 성대모사로 보일 수 있는데 노력 끝에 해냈다"고 감탄했다.
강 감독은 영화 '스윙키즈'에 엑소 도경수를, '하이파이브'에는 갓세븐 박진영을 캐스팅했다. 두 작품 연달아 보이그룹 출신 배우를 섭외한 이유에 대해 "재능의 영역에 있어서는 출신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서 경수가 언급되는 신이 있는데, 그 신을 위해 경수한테 미리 허락을 구했다"며 여전한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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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배우들의 아름다운 연기가 상쇄해 줄 거라 믿는다. 영화라는 건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이파이브'를 준비하면서 오락영화를 찍고 싶었고, 어렸을 때 비디오 가게에서 막 고른듯한 즐거움을 느끼고 싶었다. 관객 분들이 그런 마음으로 영화를 플레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