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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트로트가수 박서진이 아버지의 영정사진 앞에서 오열했다.
아버지는 두 아들과 사진을 찍으며 소원을 성취했고 "예쁜 양복 같은 거 옷 없냐"며 독사진을 찍고 싶다 했다. 갑자기 혼자 독사진을 찍고 싶다는 말에 사진관 사장님은 "장수 사진 말씀하시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너는 몰라서 그렇지 너희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영정사진이 없어서 그림을 그렸다. 아빠는 대비를 해야하지 않겠냐. 영정사진은 오래 살려고 찍는 거다"며 영정사진을 찍는 이유를 밝혔다. 박서진은 "영정 사진을... 말을 좋게 해서 장수 사진이지. 형 둘 보냈을 때도 사진이 없어서 앨범을 뒤져서 급하게 만들어 영정사진을 했다"라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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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진은 "정말 자신이 더 아프기 전에, 병에 걸리고 더 초췌한 모습이 되기 전에 영정사진을 찍으려 하나. 아빠의 마음이 이해되면서,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올 거지 않냐"라 울먹였다. 피하고 싶지만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부모님과의 이별.
은지원은 "저 순간은 누구에게나 오는 순간이라 공감을 안할 수가 없다"라 했고 박서진은 "그걸 담담하게 준비하는 아빠의 모습이 너무 슬펐다"라 고백했다.
아버지는 "70년을 사니까 더 오래 살 거라는 마음은 없다. 몸이 많이 아프면 아들한테 피해만 가고 나이 들어서 병치레 하면 '아이고 저 영감쟁이 언제 죽을끼고' 하는 마음 먹을 수도 있고. 자식들에게 피해는 안 줬으면 싶다"라며 애써 웃었다.
완성된 아빠의 장수 사진. 박서진은 아빠의 사진을 보며 눈물을 그치지 못했다. "잘 나왔네요"라면서도 "이 사진 보자마자 딱 드는 생각이, '있을 때 잘해야겠다' 싶다. 손 잡고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야겠다. 정말 사진으로 남으면 하고 싶어도 못하지 않냐. 사진으로 남기 전에 좋은 거 많이 하려고요"라 털어놓았다.
은지원의 아버지 역시 혼자 영정사진을 준비했다고. 은지원은 "저렇게 못한 자식이 많을 거다. 저도 못해드렸다"며 박서진을 위로했다.
삼부자가 좋은 시간을 가지고 있던 사이 어머니와 동생은 아빠 칠순 잔치를 위해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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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정이 이제 막 걸음마를 할 때 보증을 섰던 아버지. 알고보니 지인은 몰래 보증에서 빠져나가서 아버지 혼자 덮어쓰게 됐고 거기에 모든 재산이 날아갔다고. 어머니는 "그렇게 넘어온 빚이 2000년도에 3천 3백만 원 가량 됐다. 그걸 못 갚아서 다 넘어간 거다. 집안 모든 물건에 빨간 딱지가 붙었다"라 했고 박서진은 "아직 그 보증인 이름도 기억이 난다. 빨간 딱지를 ?窄 되찾을 줄 알았다"고 했다.
엄마 나이 27살, 결혼한지 얼마 안 돼 벌어진 일. 엄마는 신도가 오히려 가기 싫은 곳이라고. 딸 박호정은 엄마와 함께 아빠의 칠순잔치를 위해 각종 음식들을 차려내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모두 모인 칠순잔치, 아버지는 "70 평생 제일 기분 좋은 날이 오늘이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고 살다보니까 이런 날이 온다. 그 기분은 말할 수 없지. 눈물이 납디다. 눈물이 나"라며 행복해 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