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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에밀레종'이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성덕대왕신종의 깊은 울림을 들을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된다.
성덕대왕신종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완전한 형태의 통일신라시대 범종이다.
신라 경덕왕(재위 742∼765)이 부친 성덕왕(재위 702∼737)을 위해 제작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해 경덕왕을 이은 혜공왕(재위 765∼780)이 771년 완성했다.
높이는 약 3.66m, 무게는 18.9t(톤)으로 추정된다.
통일신라 예술이 전성기에 달했을 때 만들어진 종으로, 몸통에는 1천여 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어 당대 문화와 예술·사상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로 꼽힌다.
1천200년 넘게 은은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 성덕대왕신종은 현재 울림이 멈춘 상태다.
박물관은 1992년 유물 안전과 보존을 위해 정기 타종을 중단했으며 이후 1996년, 2001∼2003년, 2020∼2022년 등 3차례에 걸쳐 타음 조사를 해왔다.
타음 조사 현장을 공개하는 건 2003년 이후 22년 만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성덕대왕신종의 소리를 가까이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박물관은 종이 내는 고유의 진동(고유 주파수)과 미세한 비대칭으로 인한 맥놀이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종을 실제로 두드려 울리는 소리를 파악할 방침이다. 맥놀이는 진동수가 비슷한 둘 이상의 소리가 간섭을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
행사에는 신종이 제작된 연도에 맞춰 총 771명을 초대할 예정이다.
참가 대상은 2018년 이전 출생한 초등학생 이상으로, 한 사람당 최대 2명까지 신청할 수 있다.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박물관 누리집에서 신청하면 된다.
박물관은 앞으로 5년간 매년 9월에 성덕대왕신종 타음 조사를 공개할 방침이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참석하는 모든 분이 천년을 이어 온 감동적인 울림 속에서 깊게 사유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yes@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