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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정성일(45)이 영화 '살인자 리포트'의 주연으로서 한층 더 깊어진 책임감과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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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연쇄살인범이자 정신과 의사 이영훈 역을 맡아 극 중 반전 캐릭터로 활약했다. 그는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연쇄살인범이다 보니 '내가 이 인물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에서부터 출발했다. 누굴 죽이고 말고는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지 않나. 아주 어린 나이는 아니었지만, 스무 살 때 저희 누나가 의료사고 비슷한 일을 당했다. 그 당시 너무 화가 나서 제가 좀 난동 아닌 난동을 부렸다. 그때 그러고 나서 '만약 우리 누나에게 잘못된 일이 벌어졌으면 어땠을까'하고 상상을 해봤다. 그렇게 생각을 해보니 저도 영훈이가 충분히 그런 선택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사람을 누군가가 해한다면 저는 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공감을 하게 됐다. 저도 어쩔 수 없이 제가 알던 사례를 바탕으로 연기를 시작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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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 리포트' 지인 시사회에는 선배인 김혜수도 참석해 응원을 보냈다. 김혜수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트리거'를 통해 정성일과 인연을 맺었다. 정성일은 "누나가 영화를 재밌게 보셨다고 했다. 통화를 했는데, (영화의)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고 하시더라. 5분 정도 이야기 나누다가 나머지 이야기는 조만간 만나서 하자고 하셨다"며 "이미 제 손을 떠나서 그런지 늘 평가를 받을 때마다 떨린다. 이번 언론·배급 시사회를 앞두고도 굉장히 떨렸는데, 다행히 작품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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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에 대해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을 수 있게 됐다. 또 예전에 세 번에서 네 번 정도 고민 하면서 샀던 운동화를 이젠 두 번만 고민하면 살 수 있게 됐다"며 "사람마다 각자의 기준치가 있겠지만, 저는 기준치가 높지 않은 사람이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오디션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크게 다가온다. 그동안 오디션을 취업준비생이 면접 보는 마음으로 몇 천 번씩 계속 봐왔다. 근데 그 몇 천 번을 두드려도 저에게 오는 건 열 개 안쪽이니까 불안한 마음이 들더라. 지금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이 된 느낌이다. 배우는 항상 누군가에게 쓰임을 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대중이 원하는 부분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살인자 리포트'에 대해 "제가 선택한 작품이지 않나. 스크린 첫 주연작인 점을 떠나 제가 선택했기 때문에 '흥행이 안 되면 내 탓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이번 작품은 또 새로운 형식이기도 하고, 한 공간에서 이뤄지다 보니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는 단점도 잘 알고 있다. 감독님과 저에겐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밀도 있게 풀어갈 수 있을지가 숙제였다.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지만, 영화가 흥행이 되어야만 저희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간절한 마음을 내비쳤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