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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오는 10월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APEC 기간 경주에는 21개 회원국 정부 대표단 4천여명을 포함해 기업 관계자, 언론인 등 2만∼3만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에서 한국의 문화와 산업을 알리고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APEC 손님맞이 준비 등을 다룬 기사 두 편을 송고합니다.]
현장 작업자들은 박물관 중앙마당에 서 있는 목조 구조물 안과 밖에서 각종 장비를 동원해 공사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 구조물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만찬장이다.
만찬장은 8일 기준으로 공정률이 85%.
20일 전만 해도 공정률이 63%였던 점을 고려하면 빠르게 진척된 셈이다.
공사 관계자는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공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에는 연회장, 공연무대, 전시공간, 대기실, 케이터링 시설 등이 들어선다.
만찬장은 각국 정상과 참가자들이 함께 식사하며 자연스러운 친교활동을 하는 장소다.
그런 만큼 정부는 고심 끝에 한국의 미를 잘 보여줄 수 있는 경주박물관을 만찬장으로 낙점했다.
경주박물관은 신라 금관과 석조유물 등 다양한 문화재 관람이 가능하고 경호 동선이 용이하다.
올해 초에서야 만찬장이 결정돼 공사가 늦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정상회의장·만찬장·미디어센터 막바지 공사…"짧은 준비기간 극복"
경북도와 경주시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종 시설물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와 시는 이달 중순에는 만찬장뿐만 아니라 정상회의장, 국제미디어센터, 전시장 모두 준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후에는 한 달여간 시운전을 통해 부족한 점을 보완할 예정이다.
현재 시설물 공정률은 모두 80%를 넘어섰다.
이렇게 시설물이 안정적인 공정률을 보이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지난해 6월에야 경주에서 열기로 결정돼 준비 기간이 16개월로 비교적 짧았다.
올해 1월에만 해도 정상회의장, 미디어센터, 전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설계 단계였다. 만찬장을 어디에 지을지 결정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정상회의장 리모델링 공사는 6월 중순께 시작됐다.
2005년 11월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부산의 경우 2004년 4월 유치가 확정돼 개최까지 준비 기간이 19개월로 경주보다는 길었다.
여러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예산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예비비로 설계부터 하고 미리 준비했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외관보다는 기능에 초점…기존 건물 최대한 활용
준비 기간이 짧다 보니 기존 시설을 이용하고, 비교적 간결한 시설물을 짓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핵심시설인 정상회의장은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를 리모델링해 건립된다.
골조를 그대로 이용하되 화장실을 수리하고 카펫,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전면 교체하고 있다.
이곳에는 VIP라운지, 양자회담장, 동시통역실, 청취실, 수행원대기실 등을 만들고 있다.
다만 각국 정상들이 이용할 시설이어서 경호나 보안을 이유로 개최 전까지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정상회의장 바로 옆 야외에 건립 중인 2층 규모 국제미디어센터는 만찬장과 함께 이번에 새로 만드는 시설이다.
현재 이미 외부 공사가 끝나 내부벽체와 유리창 설치가 한창이었다.
정상회의 기간에 국내외 주요 언론사가 취재하는 공간인 만큼 방송센터, 기자실, 브리핑실, 인터뷰실 등을 갖춘다.
도와 시는 정상회의장과 국제미디어센터에는 빠르면서도 보안이 강화된 최첨단 무선 와이파이 환경을 제공해 '인터넷 강국'의 면모를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내에 들어서는 전시장은 공정률 90%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전시장은 이차전지, 에너지,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등 산업을 홍보하는 경제적인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
도와 시는 시설 공사 기간이나 예산의 한계로 정상회의장, 만찬장, 미디어센터 등의 외관을 꾸미기보다는 기능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는 처음 지을 때부터 '신라 누각'을 형상화한 곡선형 외관이 돋보인다.
만찬장은 지상 1층 규모의 목조 건물로 석조계단, 곡선 처마, 들어열개문, 서까래 등 전통 건축 요소가 반영돼 세계에 한국의 미를 알릴 수 있다.
미디어센터는 정상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와 연계돼 화려함보다는 간결한 색채를 띤다.
◇ 정상급 숙소 35개 등 숙박시설 공사도 거의 마무리
경북도와 경주시는 민간 숙박시설의 협조를 얻어 각국 정상과 수행원이 묵을 숙소를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경주지역 12개 주요 호텔은 적게는 50억원, 많게는 1천700억원을 들여 각국 정상을 위한 PRS(정상급 숙소) 35개를 만들고 있다.
힐튼, 라한 등 대부분 주요 호텔은 PRS 리모델링을 마쳤다.
외교부는 각국 숙소 배정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호와 보안을 위해 자세한 사항은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주 회의장인 경주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반경 3㎞ 이내에 4천463개, 10㎞ 이내에 1만2천812개의 숙소가 준비돼 경주지역 숙박시설로도 전체 방문자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상회의 기간에 하루 최대 방문 예정자는 7천700명이다. 연인원은 3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와 별도로 대한상공회의소는 경주와 가까운 포항 영일만항에 대형 크루즈선 2대를 띄워 각국 최고경영자(CEO)가 묵을 숙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APEC준비지원단은 민간전문가와 협업해 전체 숙소를 실사하고 노후 객실 개선을 도우며 서비스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시와 도는 롯데호텔, 한국컨시어지협회 등과 협약을 맺고 일반 숙소에도 최고 수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종사자 교육을 하고 있다.
도와 시는 APEC 정상회의를 위한 시설 외에 경주 전역을 정비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경주시는 정상회의가 열리는 보문관광단지를 비롯해 시내 주요 도로를 재포장하고 인도 블록을 교체하고 있다.
미관을 개선하기 위해 나무를 심고 화단을 가꾸는 공사도 동시에 진행되다가 보니 경주 전역이 공사 장비로 뒤덮였다.
다만 공사가 진행된 곳은 깔끔하게 바뀌어 시민들도 반기고 있다.
보문관광단지를 관리하는 경북문화관광공사는 269억원을 들여 단지 야간경관을 개선하고 도로와 주차장을 정비하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달 말까지 야간경관 개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라왕조 탄생 신화를 소재로 한 APEC 상징조형물, 육부촌 일원 미디어아트&빛광장 조성, 정상급 숙소(PRS) 주변 가로조명 개선, 호반광장 인근 입체영상 연출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로변 소공원 2곳 조성, 공중화장실 8곳 개축, 헬기장 진입로 정비, 공용주차장 2곳 정비 등도 마무리 단계다.
경북도, 경찰, 소방 등은 감염병 위기관리 대응훈련, 생물테러 대응 훈련, 항공기 사고 수습 훈련, 소방 훈련 등 다양한 훈련을 통해 대응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는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풍수해·지진·다중운집 인파 등 모든 위험 요소에 대비해 빈틈없는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sds123@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