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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보며 혼술·카페서 노트북…런던의 일상, 회화로 만나다

기사입력 2025-09-11 08:25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0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전시 전경. 토머스 캐머런 작 '노트북을 사용하는 여성'(왼쪽)과 '붉은 탁자'. 2025.9.10. laecorp@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0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전시 중인 최지원 작 '연인들'. 2025.9.10. laecorp@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0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전시 중인 토머스 캐머런 작 '패스트푸드 노동자들'. 2025.9.10. laecorp@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0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전시 전경. 세바스티안 에스페호 작 '겨울 끝의 벚꽃'(왼쪽)과 '잔과 강이 있는 탁자'. 2025.9.10. laecorp@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0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전시 전경. 2025.9.10. laecorp@yna.co.kr
영국 기반 작가 6인 기획전…선화랑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한 여성이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펼쳐 놓고 화면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한 남성은 술병과 술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스마트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홀로 앉아 있다.

서울 어느 카페나 술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는 영국 런던의 일상이다. 런던 사람(Londoner)들도 서울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6명의 회화를 전시한 기획전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 열리고 있다.

칠레 출신으로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파토 보시치와 세바스티안 에스페호, 스코틀랜드 출신 토머스 캐머론, 러시아 출신 로자 호로비츠, 영국 작가 탐신 모스, 서울에서 태어나 런던에서 공부한 최지원 등 6명의 작가가 작품 37점을 선보인다.

이들 작가는 유럽 최대 도시 런던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캔버스에 담았다. 일상의 풍경, 도시 거리와 사람들, 사소한 자연의 변화 등을 고요히 관찰하며 그 속에서 특별한 순간을 포착했다.

최지원의 회화 '연인들'은 미술관에 있는 네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두 명은 서서 추상화를 보고 있고, 다른 두 명은 작품에서 조금 떨어진 벤치에 앉아 있다. 제목은 '연인들'이지만 정작 이들은 서로에게 무관심하다. 회화 '밤산책' 역시 미술관 내 관람객들을 멀리서 관찰하는 시선으로 그려졌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작가는 "미술관 풍경과 그걸 바라보는 관람객, 그리고 이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이라며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은 작품에 자신을 투영해 감상한다. 이들의 내면을 드러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토머스 캐머런의 작품들은 런던 거리의 일상을 절제된 시선으로 그려낸다.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에는 붉은 유니폼을 입은 인물들이 패스트푸드점 주방에서 묵묵히 일하는 장면을 담았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말없이 일하는 모습은 수많은 사람 속에서 고립된 도시인들의 단조롭고 황량한 삶을 보여준다.

세바스티안 에스페호는 런던 작업실에서 마주한 풍경을 캔버스에 옮겼다. 늦겨울 창문 너머로 보이는 벚꽃을 담은 '겨울 끝의 벚꽃', 창가의 꽃병과 흐릿한 풍경을 병치한 '튤립과 풍경화' 등 계절마다 달라지는 도시 속 자연의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했다.

이 밖에도 다채로운 색과 의외의 시선, 일상과 상상력을 결합한 장면 등을 담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이안 로버트슨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일상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낭만적 사실주의'에 기반한 작품들"이라며 "런던 미술계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피곤한 관람객들이 이해하기 힘든 개념미술보다 이야기를 담은 회화 중심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0월 21일까지.

laecorp@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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