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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하이브가 또 한번 맞붙었다.
하이브 측에서는 정진수 CLO(최고법률책임자)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CLO는 민 전 대표가 주주간계약 변경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려 했고,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빌리프랩 소속 걸그룹인 아일릿의 표절 및 음반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민 전 대표가 주주간계약상 풋옵션 행사 이후에도 경업금지 의무를 갖도록 한 것은 일정 시점까지 회사를 떠날 수 없도록 하는 노예계약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그걸 노예계약이라고 한다면 동의하지 않는다. 민희진이 근무하며 여러부서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업무 협약서를 쓸 때 회사를 보호할 수 있는 명시적 규정이 없으면 그런 일이 반복될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CLO는 "당시 뉴진스의 전속계약 가처분 소송이 펜딩됐던 상황에서 (민 전 대표 측이) '100% 뉴진스가 이긴다'는 법무법인 세종의 의견서를 일본어로 번역해 일본 투자자에게 보여준 자료를 (제보자가) 보여줬다. 민 전 대표가 분쟁을 종용하며 하이브의 지배구조와 투자환경이 심각하게 흔들렸다"며 "업무상 배임 혐의와 관련, 경찰에서 불송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검찰이 보완수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2024년 2월 박지원에게 당시 사외이사가 '어도어 사람들이 독립계획을 짜고 도와달라고 한다'고 했다. 3월에는 CSO(최고전략책임자)에게 '민희진이 갑자기 독대 요청을 하는데 왜 만나자고 하는지 모르겠다. 의심스럽다'고 연락해줬다. 어도어 부대표는 여의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을 만나 '하이브 아티스트들이 밀어내기를 하는 것 같다'는 허위제보를 하고 다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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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민 전 대표는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모든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얘기한 것이다. 투자자를 만났다는 건 풍문으로만 있고 실제 접촉 내용 등의 자료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하이브를)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나눈다'는 등 이 모 어도어 전 부대표와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허구의 소설이다. 거의 막장드라마다. 저를 축출하겠다고 각을 잡고 스토리를 만들었다"고 항변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측은 고성을 지르며 5시간 동안 설전을 벌였다. 이에 재판부는 11월 27일 민 전 대표에 대한 당사자 신문을 추가로 진행하고 12월 18일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선고는 내년 1월말쯤 나올 전망이다.
민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하이브 사내이사직을 사임하면서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계약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풋옵션을 행사할 경우 어도어의 직전 2개년도 평균 영업이익에 13배를 곱한 값에서 자신이 보유한 어도어 지분율의 75%만큼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풋옵션 산정 기준 연도는 2022~2023년이다. 어도어는 2022년 영업손실 40억원, 2023년 영업이익 335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4월 공개된 어도어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주식 57만 3160주(18%)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민 전 대표가 풋옵션 행사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약 26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하이브는 지난해 7월 주주간계약이 해지됨에 따라 민 전 대표의 풋옵션 권리도 소멸됐다는 입장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