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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안지 기자] 기안84가 과거 술 의존증을 털어놨다.
기안84는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뛴 건 3년 전 대청호 마라톤 때부터다"며 "만화가들이 직업 특성상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어야 하니까 '이대로 가다간 죽겠다' 싶어서 다른 운동을 하려면 운동을 하러 가야 되는데 달리기는 금방하고 돌아올 수 있지 않나. 3일에 한번씩 5km, 7km를 습관적으로 뛰었다"고 했다.
그는 "달리기는 잘 뛰고 싶은 느낌보다는 생존을 위해서, 그때 약도 많이 먹고 그래서 정신 건강도 안 좋았다. 육체적으로도 계속 안 좋아지고 해서 뛰었는데, 40살 가까이 되니까 열심히 한 운동이 달리기 밖에 없더라"면서 "'달리기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마라톤 밖에 없더라. 하프를 나가려고 했는데 분위기에 휩쓸려서 풀코스에 도전했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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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러닝 덕분에 정신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기안84는 "예전에는 모든 도파민이 친구들 만나서 술 먹고 그런데에서만 즐거움을 찾다가 운동하고 나니까 삶의 만족도가 많이 올라가더라"면서 "만화 연재할 때는 작가는 어두운 면도 있어야 되고, 예술가 병처럼 술, 담배 많이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죽겠으니까 '이건 아니다. 내가 대단한 무얼 하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건강하게 살아야 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기안84는 "살면서 만족감을 너무 느끼면 재미있는 만화를 못 그릴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그건 삶을 좀 먹는 것 같고 지금은 아마 죽을 때까지 뛰지 않을까"면서 "원래 삶의 만족도가 60점이었다면 지금은 80점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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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술 의존증도 심했지만 러닝 이후 술이 많이 줄었다는 기안84였다. 그는 "몸 아픈데도 많이 사라지고 술이 줄으니까 아침마다 오는 고통이 없어져서 너무 좋다. 내가 보기엔 거의 의존증 정도였다. 안 먹으면 잠을 못 잤다"면서 "하루에 위스키 반 병을 마셨다. 일주일이면 3병을 마신 거다. 근데 신기한 게 달리기 거리가 늘어날수록 술이 줄더라"고 했다. 이를 들은 션은 "나하고 계속 달리면 금주도 가능할 수 있겠다"고 하자, 기안84는 "좀 궁금하긴 하다. 진짜 술을 아예 안 먹고 살 수 있을까"라고 했다.
기안84는 "달리기도 마지막에 숨 끝까지 찰 때까지 하지 않나. 술도 내가 만취 해야 만족이 되니까"라며 "운동이랑 똑같은 것 같다. '운동 너무 많이 해서 힘들다' 해도 다음날 또 하지 않나. 술도 '너무 고통스러워. 너무 힘들다' 근데 밤에 그걸 또 무한 반복"이라고 해 웃음을 안겼다.
기안84 는 "소주 2병 마시면 취했는데 2병에 안 취하네? 3병 반까지 달리네?"라며 "술이 약간 서브 3처럼 기록이 좋아지더라"고 했다. 이에 션은 "듣다 보니까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근데 러닝은 반대다. 그렇게 할수록 더 건강해진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anjee85@sportschosun.com